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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파원코너] 월가의 '한국경제 苦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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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전(현지시간)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선 한국경제를 진단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미국내 모 연구소의 자문회의 형식으로 열린 이 세미나는 여느 행사와 달리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대부분 참석자들은 미국내의 내로라 하는"한국통"들이었다.

    한국계 대학교수로부터 미국 주류사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굴지의 연구소 책임연구원에 이르기까지 면면도 다양했다.

    이런 전문가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한국경제를 논의하는 행사를 비공개로 진행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자신들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개진하고 대안을 모색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이날 세미나에는 기자를 비롯한 외부 인사들의 접근 자체가 철저하게 차단됐다.

    주최측은 대신 세미나에서 나온 얘기들과 결론을 한데 모아 한국정부와 주요 국책연구소 등 관계 요로에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유감스럽게도 세미나를 직접 지켜볼 수는 없었지만,참석자들로부터 전해 들은 몇가지 이야기만으로도 이날 행사에서 오간 논의의 대강을 헤아릴 수는 있었다.

    세미나에서는 한마디로 한국경제가 "진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고 한다.

    97년 외환위기 직전의 상황과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다는,믿고 싶지 않은 경고도 나왔다고 한다.

    당시 한국경제를 파국 일보 직전까지 몰고갔던 금융산업의 대규모 부실과 비효율 문제가 제대로 해결된 것 하나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음을 개탄하는 소리가 높았다는 것이다.

    몇군데 은행들을 통폐합했다고는 하지만 내용이나 체질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고,유일하게 해외에 매각됐다는 제일은행의 경우는 은행경영 노하우가 없는 벌처펀드에 쫓기듯 팔린 결과 재출발 초기부터 삐걱거리고 있는데 대한 우려가 컸다고 한다.

    대기업들도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경쟁력있게 대처할 만한 구조조정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 이날 참석자들의 중론이었다.

    최근 주요 대기업그룹들이 큰 폭의 이익을 내고는 있다지만,반도체등 몇몇 산업의 주기적 호황이라는 외생 변수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이들의 진단이었다.

    또다른 글로벌 외환위기와 같이 "궂은 날"이 닥칠 것에 대비한 자생력있는 핵심 비즈니스의 개발이 여전히 소홀한 것으로 이들에게는 비쳐져 있었다.

    국내 관계자들이 한번쯤 귀담아 듣고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있는가"를 곰곰이 따져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고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 earthlin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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