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차량 선정과정에서 벌어진 로비에도 "여자"가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베일에 가려진 "주범"까지 있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1백억원대의 로비자금을 받은 호기춘(51.여)은 외국어대 영어과를 중퇴하고 은행과 외국계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어와 불어에 능통해 외국회사 및 외국기업인들의 한국관련 작업을 오래전 부터 맡아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호씨는 알스톰사의 직원이 아니면서도 90년초부터 알스톰의 한국내 사업을 도와주었고 알스톰사의 한국지사장을 맡았던 앙브루와주 제이 까리유와 연인관계로 지내다 한국의 고속철도 사업이 결정된 이후인 95년 까리유와 결혼했다는 소문이 있다.

호씨는 검찰 수사에서 자신은 직접 로비를 벌인 일이 없으며 단지 성공보수 1천1백만달러의 35%만 받기로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받은 자금의 일부로 국내에 부동산을 구입했고 대부분은 홍콩계좌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호씨는 역술인 한모씨의 소개로 최만석(59)을 알게 됐다고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

최씨가 당시 정권의 고위 실세들과 가깝다는 말을 전해듣고 로비를 부탁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70년대말 미국으로 건너가 부동산업과 무역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에 관심이 많아 국내 정치인들과 상당한 교류관계를 갖고 있다고 한다.

충청도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했었다는 소문이 있으나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 정대인 기자 bigma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