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은 10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난 9일 만찬회동에 대해 환영을 나타내면서도 정국 전망에 대해선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번 회동이 YS의 정치 영향력을 증대시켜 이회창 총재의 위상을 견제하려는게 아니냐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DJ-YS회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향후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를 포함한 ''3김의 신협력관계'' 형성에 관심을 기울였다.

김옥두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화 동지이기도한 전직 대통령이 다시 만나 의견을 교환하기로 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동교동계와 상도동계의 관계개선에 대한 낙관론을 폈다.

이번 회동을 통해 지역감정 해소와 국민통합에 한발짝 진전을 이뤄내는등 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덜게 됐다는 전망이다.

민주당은 또 이번 회동을 계기로 김 대통령과 자민련 김 명예총재간 회동도 한발짝 더 가까워 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자민련과 공조복원을 통해 총선이후 형성된 ''양당구도''에서 벗어나 정국을 주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비 한나라 연합전선''이 구축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권철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두분의 회동은 김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의 영수회담 기조와 같다"며 여야관계 정상화에 대한 영수회담의 역할을 부각시키려 애썼으나 이를 달갑지 않게 보는 시각도 강한 편이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여권의 정국구도 재편과정에서 "비한나라당 반이회창 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마지막 종지부를 찍는 회동이 아니었나 우려된다"며 "김 대통령이 그런 목적을 갖고 있다면 여야관계가 또다시 적대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김의 협력으로 YS가 나름의 위상을 갖고 부산.경남에서 실력을 행사하면 이 총재의 입지가 흔들리고 대선 구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우려가 다분히 깔려있는 것이다.

자민련은 ''양김''회동이 ''신 3김 시대''의 부활까지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김종필 명예총재(JP)의 생존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양김의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3김의 활동공간이 생긴다면 그만큼 김 명예총재의 재기 여력도 넓어지는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 이한동 총재의 핵심측근은 "정치 지형이 복잡해 질수록 17석에 불과한 자민련의 정치적 입지가 지금보다는 더욱 나아질 것"이라며 "이 총재가 국가원로자문회의 구성을 주장하는 등 "YS역할론"을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풀이했다.

김형배.이재창.정태웅 기자 khb@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