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티그 소장 약력 ]

<>1935년 오스트리아 출생
<>1977년 사진장비체인 "포토링-오스트리아"설립
<>1985년 빈 상공회의소 무역분야 담당
<>빈 의회 의원
<>1992년 빈 상공회의소 소장
<>국제경제 부문 빈 시장 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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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기가 10년전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죠"

1990년께 방문한 뒤 10년만에 다시 서울을 찾은 비엔나 상공회의소의 왈터 네티그 소장(65).

서울의 공해 정도에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그는 예의상 지나치게 솔직한 대답은 하기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이제 상하이를 비롯한 웬만한 아시아 대도시들보다는 서울의 하늘에서 태양이 훨씬 더 잘 보인다"고 은근히 너스레를 떤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가운데 "공기 맑고 외양 또한 정갈하기로 소문난 도시 빈에 비할소냐"하는 의중이 은연중에 드러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네티그 소장이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유럽의 환경.경제 중심지로서의 빈을 알리기 위해서다.

예술의 도시로만 널리 알려졌던 빈의 새로운 모습을 조명할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빈시가 파견한 50명의 "사절단" 대표로서 온 것이다.

"빈,유럽의 중심지"라는 제목으로 이번주초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환경관련 세미나와 빈시에 대한 프리젠테이션,패션쇼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환경세미나에는 비엔나에서 온 7명의 환경분야 권위자들이 폐기물 처리를 중심으로 한 주제 발표회를 가져 빈시의 뛰어난 환경관리정책 및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반나절 넘게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고건 시장을 포함한 국내 정부기관,기업,대학 등에서 1백40백여명의 인사들이 참석,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빈이라고 하면 흔히 예술과 관광의 도시로만 인식돼 있지만 사실은 유럽 어느 도시 못지않게 경제활동이 활발하고 또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환경기술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네티그 소장은 빈이 전통적으로 관광산업이 발달한 덕분에 첨단 환경도시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관광객을 계속 끌어들이면서도 아름다운 환경을 훼손하지 않게 하려다보니 자연히 뛰어난 환경마인드와 기술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빈시는 지난 15년동안 힘쓴 결과 대기중 아황산가스 배출량을 80% 줄이는데 성공했습니다.

수질도 으뜸이죠.수원이 알프스인데다 수질정화시스템이 훌륭해 비엔나의 수돗물은 웬만한 곳에서 파는 생수보다 더 마실만하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빈이 뽐내는 "환상적"인 도시환경은 저절로 이뤄진 게 아니다.

"빈도 15~20년전에는 공해문제로 고생했습니다.

그동안 환경기술을 개발하고 도시정화에 힘쓴 결과 지금의 비엔나를 만들수 있었던 거죠"

비엔나처럼 물과 공기가 깨끗한 도시환경을 만들기 위해 한국 정부가 취해야 할 행동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선 이웃나라들과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게 중요합니다.

환경 문제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으니까요.

중국에서 흘러들어오는 폐수 문제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죠"

네티그 소장은 이번 행사가 "나날이 심각성을 더해가는 도시 공해에 대해 선진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빈의 환경노하우를 한국인들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됐기를 바란다"며 말을 맺었다.

< 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