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5월 대한민국은 "벤처의 태풍"속에 있습니다.

이 태풍의 눈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e비즈니스 혁명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신기술과 새로운 용어,그리고 날로 늘어만가는 "닷컴기업"은 이 태풍의 위력을 실감하게 합니다.

기업들은 앞다퉈 인터넷 비즈니스에 뛰어들고 벤처캐피털은 물론 거의 모든 금융기관들이 벤처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것뿐입니까.

직장인 주부 대학생에서 시골 노인들까지 돈을 싸들고 벤처기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벤처의 태풍은 한반도에 "빅뱅"을 몰고 왔습니다.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존경하는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계십니까.

얼마전에 만난 남동공단의 한 사장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평생을 바쳐 연간 매출 1백여억원짜리 회사를 일궜는데 미국서 공부하고 돌아온 장남이 벤처기업하겠다기에 돈을 좀 쥐어줬더니 얼마 안가서 수십억원을 벌어들이더라며 허탈해 하셨습니다.

도대체 "벤처가 뭐기에" 그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느냐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벤처는 분명 한국사회에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지만 벤처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사장님들께서 지금껏 닦아놓은 탄탄한 제조업이란 기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장님들은 벤처와는 무관하게 기반만 다지고 있어선 안됩니다.

오히려 "중소기업의 벤처기업화" "중소기업의 e비즈니스화"라는 시대적 변화에 적극 동참하셔야 합니다.

금형조합의 이사장을 맡고 계신 재영솔루텍(옛 재영금형정공) 김학권 사장님은 이런 주장을 하십니다.

"벤처기업과 함께 간다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손을 잡으면 엄청난 힘을 낼 수 있어요"

실제로 김 사장님은 e비즈니스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계십니다.

조합회원사와 공문을 주고받을 때 e메일을 활용하는 것부터 금형업계를 위해 각종 원.부자재를 표준화해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일 등이 그것입니다.

진화론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급격한 환경변화에서도 끝까지 살아남는 종은 힘이 세거나 덩치가 큰 종이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다"

존경하는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벤처태풍의 중심에서 활약하시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장경영 벤처중기부 기자 longru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