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얻으려는 자는 자아의 몸에 걸친 모든 내면의 옷을 벗어야 한다. 수영을 하려면 옷을 벗어야하는 것처럼.완전히 알몸이 될 때까지 온갖 상념을 떨쳐야 한다"(키에르케고르).

고통은 가질 수 없어서가 아니라 버릴 수 없어서 생긴다고 한다.

가질 수 없으면 체념하지만 버릴 수 없으면 절망하기 때문이다.

티벳불교 최고 경전 중의 하나인 "해탈의 서"(정신세계사)와 유태계 미국인 불교도가 쓴 "내 마음속 부처 깨우기-티벳불교"(창작시대)가 나왔다.

"해탈의 서"는 "사자의 서"와 쌍벽을 이루는 책.번역본에는 본문 이외에 정신분석학자 칼 융과 영역자 에반스 웬츠의 해설이 추가됐다.

티벳불교의 교조 파드마삼바바는 불교가 탄압받던 시절 인도에서 티벳으로 건너왔다.

그는 가르침을 널리 퍼뜨릴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1백개 동굴에 1백개 경전을 숨겨놓고 입적했다.

이후 제자들이 65개를 찾아냈다.

1927년 그중 하나인 "사자의 서"가 옥스퍼드 출판부에서 번역됐다.

죽은 자에게 한번 읽어주기만 해도 해탈에 이른다는 "사자의 서"는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950년 중국이 신비의 땅 샹그리라를 침공하자 많은 라마승이 망명길이 올랐다.

오늘날 티벳불교가 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한 것은 이들의 포교때문이다.

아놀드 토인비가 20세기 최대 사건으로 불교의 서양 전파를 꼽을 정도다.

아인슈타인도 현대과학과 가장 어울리는 종교는 불교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티벳불교는 밀교라 불린다.

밀교는 중요한 가르침을 누구나 볼 수 있는 책 형태로 공개하지 않고 1대1로 구전한다.

밀교의 수행법은 "요가"라 하는데 "낮은 것을 높은 것과 묶는다"란 의미를 갖고 있다.

티벳불교의 생사유전 12연기를 보자.

"무명(無明)이 행(行)을 낳고/행(行)이 식(識)을 낳고/식(識)이 명색(名色)을 낳고/명색(名色)이 육처(六處)를 낳고/육처(六處)가 촉(觸)을 낳고/촉(觸)이 수(受)를 낳고/수(受)가 애(愛)를 낳고/애(愛)가 취(取)를 낳고/취(取)가 유(有)를 낳고/유(有)가 생(生)을 낳고/생(生)이 노사(老死)와 온갖 불행을 낳는다"

만약 무명이 걷히면 행,즉 업(業)이 없어지고 결국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아 늙어 죽는 일이 사라진다.

르네상스 시대의 사상가 몽테뉴는 "철학은 죽음을 배우는 것이다"란 말로 "수상록"을 시작했다.

그보다 2백년 먼저 티벳의 현자들은 말했다.

"죽는 법을 배우라.그러면 그대는 사는 법을 배우리라.죽음을 배우지 못한 자는 삶까지도 배울 수 없다"

윤승아 기자 a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