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연준리(FRB) 회의를 앞두고 이번처럼 금리인상폭을 놓고 엇갈리는 경우는 드물다.

현재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경제를 보는 시각에 따라 크게 두가지 견해로 나눠져 있다.

우선 미국경제의 장기호황 국면에서 과열론을 우려하는 견해는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CNBC, 다우존스 뉴스와이어스 등 최근에 시장참여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같은 예상이 지배적이다.

반면 미국경제를 안정적으로 보는 견해는 이번 회의에서도 종전처럼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렌스 서미스를 비롯한 대부분 미국의 정책당국자들이 갖고 있는 시각이다.

과거의 예로 볼 때 FRB가 금리를 변경할 경우에는 두가지 요인을 고려한다.

하나는 인플레 정도다.

다른 하나는 인플레를 감안해 금리를 올린다 하더라도 미국증시나 미국경제가 미치는 영향이다.

반드시 연착륙(soft-landing)의 달성여부를 염두해 금리인상폭을 결정한다.

단순히 인플레 요인만 감안한다면 이번에는 0.5%포인트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

각종 인플레 지표중 미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고용비용지수(ECI)가 금년 1.4분기에는 1.4%로 당초 예상수준인 0.9%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리가 0.5%포인트 인상했을 경우 과연 미국증시가 감내해 낼 수 있느냐 여부다.

지난해 6월말 이후 다섯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을 때와 달리 이번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미국증시가 불안하다.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을 경우 주가가 의외로 큰 폭으로 떨어져 미국경제가 경착륙(hard-landing)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바로 이 대목이 현재 국제 금융시장참여자들이 인플레 요인만 감안한다면 이미 0.5%포인트의 금리인상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듯한 인상을 보이고 있는 그린스펀 의장이 16일 회의에서 실제로 단행하느냐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