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달라졌다.

강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선행지표 역할을 하던 나스닥과는 ''결별''을 선언했다.

외국인들의 매매동향은 더이상 재료가 아니다.

과거 대장주들은 평범한 대중주로 전락하고 뉴페이스들이 여기저기서 부각되고 있다.

지수 역시 강한 하방경직성을 나타낸다.

하지만 추세가 상승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매수세력은 개인투자자로 국한된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주도주는 보이질 않는다.

상승을 견인할 모멘텀도 없다.

시장의 힘이 분산되면서 불안한 장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지수가 바닥을 다진 것 같긴 한데 상승쪽으로 방향을 틀지는 불분명하다는 뜻이다.

<> 거래증가를 어떻게 볼 것인가 =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크게 늘고 있다.

통상적인 관점에서 보면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통상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어난다는 것은 주가상승시기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거래대금은 지난 8일을 기점으로 3조원을 웃돌고 있다.

15일에는 4조8백92억원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27일 1조8천5백억원에 비교하면 두배 이상 증가했다.

거래량도 2억7천만주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 3월 15일 2억8천만주를 기록한 뒤 가장 많은 거래규모를 나타낸 것이다.

거래규모와 지수움직임을 잘 나타내는 것은 지난 2월의 상승장이다.

1월 폭락장에서 저점을 기록했던 1월 27일의 거래량은 9천만주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거래량이 꾸준히 늘면서 지수도 급등세를 탔다.

2월 2일에는 1억5천만주, 2월 8일에는 2억1천만주로 증가했다.

지수도 178에서 단숨에 233으로 뛰었다.

이후 거래량은 지속적으로 증가, 3월 15일 2억8천만주까지 늘어났다.

거래대금은 1월말 1조4천억원대에서 3월 중순 5조원을 초과할 만큼 증가했다.

거래규모가 늘어나는데 비례해서 지수도 따라 올라갔고, 결국 3월 10일 사상최고치(283)를 경신했다.

최근의 거래규모 증가는 이런 관점에서 볼때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매수주체가 개인투자자에 한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을 떠나는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팔아치우고 있다.

최근 투신이 조금씩 매수에 가담하긴 하지만 매수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개인투자자는 응집력이 없고, 매수종목이 분산된다는 점에서 강한 상승에너지를 분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사실 지난 2월장에서는 외국인이라는 확실한 매수주체가 있었다.

이들은 2월 한달동안 1조원어치 이상을 사들였다.

이게 주가상승의 가장 큰 추진력이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로 국한된 매수세력은 상승랠리를 일으키기에는 아무래도 힘이 부친다는 지적이다.

<> 나스닥과의 연동성 단절이 갖는 의미는 = 시장이 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나스닥의 전날 동향에 따라 무더기 상한가 아니면 하한가가 나오는 비정상적인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

같은 업종내에서도 종목별로 가격차별화가 나타나는 등 시장이 정상적인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나스닥으로부터의 독립은 중장기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는데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은 없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모멘텀의 실종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스닥시장이 급등하면서 코스닥시장은 함께 성장했다.

그러나 나스닥은 거품논쟁에 휘말리며 주춤거리고 있다.

코스닥시장이라고 거품논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시장의 불안감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 새로운 주도주는 부상할 것인가 = 새롬기술이 최근 3만원대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기존 대장주들의 추락은 시장의 재편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대체세력이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는게 문제다.

단기적으로는 소테마군이 유망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직도 성장성 측면에서 기대를 받고 있는 바이오주와 엔터테인먼트주, 그리고 교육테마주 등이 대표적이다.

또 네트워크관련주도 여전히 강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같은 소테마주들은 시장 전체를 견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이다.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얻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다.

지난 2월장에서는 새롬기술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이 주가상승을 이끌어냈다.

현재 동특이나 파워텍과 같은 종목들이 강한 오름세를 이끌고 있지만 성장성과 실적 양면에서 기둥역할을 하기는 버겁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주도주의 부재는 지수상승에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환경변화가 대세상승으로 이어지려면 소위 말하는 "3무(無)현상"이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3무는 주도주가 없고, 매수주체나 모멘텀도 없다는 뜻이다.

이중 3무현상이 지속되는한 개별종목별로 재료가 발표될 때마다 주가가 움직이는 "이벤트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코스닥시장이 급락의 위기를 이겨내고 다시 오름세를 탈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