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등 국내외 7개 금융회사들이 지난해 4월 파산한 동방페레그린증권을 상대로 4천2백만달러(약5백억원)의 파산채권을 확정해 달라는 소장을 16일 서울지법에 냈다.

원고 금융회사들은 소장에서 "동방페레그린은 96년 12월 역외펀드인 게이트웨이가 3천만달러 규모의 사채를 사모형식으로 발행할 당시 이 채권을 담보하는 추가출자확약서를 인수인들에게 제출했었다"며 "그러나 98년 1월 홍콩 페레그린이 파산하면서 역외펀드의 가치가 급락했는데도 추가출자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동방페레그린의 관재인은 "역외펀드를 설립할 때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았고 금융감독기관에 신고도 하지 않은 불법 펀드로서 이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을 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게이트웨이는 동방페레그린이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설립한 자회사가 설정한 펀드이다.

제일은행은 이 펀드에 8백만달러를 투자한 것을 비롯 아메리카익스프레스 서울지점과 서울은행,LG투자증권이 각 5백만달러,주택은행과 국민은행,제일만국리시서유한공사가 각 3백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펀드는 97년말 홍콩 페레그린이 발행한 3천4백만달러 규모의 무보증채권에 투자하였으나 이 회사가 파산하는 바람에 펀드의 자산가치도 크게 줄어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 정대인 기자 bigma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