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의 한복판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를 초단위로 나타내며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온 ''미국 채무시계''가 오는 9월7일 멈춘다.

타임스광장 인근 4층 건물의 옥상에 설치돼 지난 10여년간 뉴욕을 대표하는 명물의 하나로 꼽혀온 채무시계는 연방정부의 채무가 감소추세로 반전되면서 더 이상 가동할 필요가 없어져 퇴장하게 된다고 CNN방송이 15일 보도했다.

이 시계는 1989년 뉴욕의 부동산개발업자 시머 더스트가 사재를 털어 세웠다.

그는 이 시계 뿐만아니라 뉴욕타임스에 ''부채(Debt)를 주의하자''는 광고를 게재하고 기업인과 정치인에게 정부채무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연하장을 보내기도 했다.

채무시계 건립 당시 연방정부의 빚은 9천1백40억달러. 정부빚은 지금 5조7천억달러로 6배로 불어났다.

그러나 지난 98년부터 재정흑자를 기록하면서 재무부가 올해 70년만에 처음으로 ''국채 되사기''에 나서면서 정부빚이 줄어들고 있다.

컴퓨터로 작동되는 이 시계는 센트단위까지 정부빚을 15자리 숫자로 표시하고 있다.

뉴욕=이학영 특파원hyrhee@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