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경매제를 도입할 경우 무엇보다 해당 업체들의 경매 참여에 따른 자금부담이 크게 늘어 요금이 높아지고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다.

SK텔레콤 조민래 상무(IMT-2000전략담당)는 "경매제 도입으로 엔트리 피(진입비용)가 늘어날수록 업계의 경쟁력에 도움이 안될뿐 아니라 서비스가 시작되더라도 결국 요금인상 효과를 유발해 소비자들에게도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경매제가 도입될 경우 경락금액이 적어도 업체별로 2-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만 통신 사업에 진출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하나로통신 신윤식 사장은 "주파수 경매제를 도입할 경우 자금 동원력을 갖춘 재벌기업이 독점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라는 정부의 정책과도 상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통신시장을 외국 사업자에 내줄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운서 부회장 LG 그룹 IMT-2000사업단장은 "국내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을 갖춘 외국 거대 통신기업이 대거 경매에 참여할 것"이라며 "IMT-2000 사업권을 고스란히 외국 업체들에 내주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특히 "지난 96년 주파수 경매제를 처음 도입한 미국의 경우 과도한 경락금액으로 사업자가 파산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한 바 있다"며 "이같은 이유로 당초 주파수 경매를 검토한 프랑스 핀란드 등에서도 사업심사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정건수.정종태 기자 kschung@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