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인정보보호, 우리부터 솔선수범합시다"

아마존 아메리카온라인(AOL) 더블클릭 e베이 야후 라이코스 등 세계 굴지의 인터넷기업들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터넷상의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결의했다.

아마존 등 인터넷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온라인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주내용으로 하는 공동성명서를 작성, 동종의 인터넷 경영자 4백여명에게 발송했다.

이 공동성명서는 인터넷 개인정보보호회사인 넷코얼리션닷컴(Netcoalition.com)의 후원아래 작성됐다.

인터넷기업의 경영자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공동성명을 계기로 네티즌들에게 인터넷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고 차세대 거래 모델로 확산되고 있는 전자상거래에 대한 규범적 모델을 형성하는데 커다란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명서는 이와 함께 "온라인 상에서의 개인정보보호는 인터넷의 미래에 있어 매우 근본적(fundamental)인 문제"라고 전제하고 "우리는 넷코얼리션닷컴을 통해 매우 건전하고 투명하며 포괄적인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제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기업들의 이번 성명서는 미국정부와 인터넷 기업간 온라인 개인정보의 유용문제를 두고 줄다리기를 벌여온 끝에 나온 것이어서 정부는 물론 업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넷코얼리션의 대니엘 어버트 이사는 "우리 회사는 온라인회사들에 제공되는 소비자 개인정보의 유출과 관련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활동도 모니터할 계획"이라고 밝혀 앞으로 미정부의 온라인보호정책에 보조를 맞출 뜻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공동성명은 인터넷업계가 개인정보보호 문제와 관련해 취할 수 있는 행동중 하나일 뿐이지 정부와의 줄다리기가 완전히 마무리됐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서한을 발송한 CEO들은 동종업계의 경영자들에게 수집된 인터넷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어떤 용도로 어디에 사용되는지 명확히 밝히도록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이달초 이스턴 미시건대학에서의 강연을 통해 "정보기술(IT)의 발달로 기술적 진보는 상당한 수준으로 이뤄졌지만 개인정보보호 문제는 이에 걸맞게 따라 오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보호에 미 정부가 인터넷 정책의 무게중심을 둘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특히 "인터넷의 등장으로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개인들 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졌지만 이러한 기술이 동시에 개개인의 일거수일투족까지 추적하는 일에 남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개인정보보호 문제는 올초 세계 최대 광고회사인 더블클릭이 자사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신상정보를 본인동의 없이 마케팅 등의 목적으로 유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FTC가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등 큰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mr@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