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총리가 지난 88~93년 세금을 덜 내기 위한 수단으로 다른 사람에게 명의신탁했던 6건의 부동산은 시가로 모두 1백20억~1백30억원대에 달하며 이들 외에 서울 한남동 주택 등 다른 부동산도 명의신탁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부동산들을 명의신탁하는 과정에 처남,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조창선와 조씨의 형제자매까지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오장동 44의 9에 있는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센츄리 빌딩"은 박총리와 조창선씨의 누나 조정선씨가 절반씩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시가 약 15억원에 달한다.

이 빌딩은 박총리의 손위 처남 장세준씨와 조창선씨의 형 조귀선씨 등을 거치면서 박 총리에게 넘어와 소유권을 아는 사람끼리 여러차례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구 오장동 44의 10에 있는 건물은 박 총리의 손아래 처남인 장세술씨의 명의로 구입한 뒤 박 총리에게 넘어 왔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708의 26의 대지 1백70평에는 현재 카센터가 들어서 있는데 땅값이 45억~50억원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땅은 박총리와 친척인 박성준씨 등의 공동명의로 돼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636의 27 지하 1층 지상 5층짜리 빌딩은 박총리의 장남인 박성빈(35)씨에게 넘어가 있으며 광고대행사와 커피숍 등이 입주해 있다.

박총리의 재산관리인 조씨가 지분 일부를 구입한 뒤 박 총리를 거쳐 박성빈씨에게 증여됐다.

한편 지난 93년 국세청의 포항제철 세무조사와 박 총리가 연루된 뇌물수수사건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박 총리가 계열사 및 협력회사로부터 사례금조로 56억원을 받은 혐의가 적발된 적이 있어 문제의 부동산들을 이 자금으로 구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시 박 총리의 재산보유액은 부동산 22건 2백82억원(당시 공시지가 기준)과 주식 48억원,예금 30억원 등 모두 3백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었다.

< 정대인 기자 bigma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