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1부끝> 전문가 좌담

<>참석자

*고재영 < 환경부 폐기물관리국장 >
*계승희 < 보건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
*박석순 < 이화여대 한경문제연구소장 >
*박은경 < 대한 YMCA 연합회 실행위원 >
*최경환 < 한국경제신문 전문위원(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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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생활쓰레기중 음식물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선에 달한다.

10%대인 미국에 비해 3배나 많다.

더욱이 국내 식량자급도는 30%정도.

소중한 외화를 주고 수입한 식량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래서 나온다.

하루 평균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의 양은 1만1천2백30t(지난99년기준).

이중 66%는 다른 쓰레기와 섞여 매립됐다.

심한 악취와 침출수 등을 발생시켜 환경을 더럽히고 있다.

특히 전국의 54만여개 음식점이 전체 음식물쓰레기중 42%선인 4천7백t을 매일 쏟아냈다.

1천4백90여만 가구에서 나오는 5천4백여t(하루평균)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외식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음식점에서 나올 음식물쓰레기는 더 증가할 전망이어서 이에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경제신문과 대한YWCA연합회이 공동주관하고 있는 환경사랑음식점 캠페인에 발맞춰 "음식물쓰레기 감량과 재활용"을 주제로한 좌담회가 18일 한국경제신문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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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한국경제신문 전문위원=미국 등 선진국은 음식물쓰레기가 거의 없어 대부분 별도로 관리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만 전체 쓰레기의 30%가 음식물이어서 골치죠.

원인은 우리의 음식문화에 있는 것이 아닙니까.

<>고재영 환경부 폐기물관리국장=국과 찌개를 위주로한 국물 음식문화,푸짐하게 차리는 상다리문화,음식물을 모두 비우면 점잖지 않다는 양반문화로 인해 음식물쓰레기가 대량 발생하고 있습니다.

<>박은경 YWCA연합회 실행위원=식품원료의 유통과 가공과정에서도 많은 쓰레기가 생깁니다.

심각한 것은 과소비가 식품문화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식품을 나눠주길 꺼려하는 가족 이기주의도 사회적으로 팽배해 있다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계승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회식자리 등을 보면 상다리가 휘도록 푸짐하게 차리는데 대표적인 자원낭비입니다.

관혼상제때도 음식을 가급적 많이 준비하는 것과 여행때는 배불리 먹어야 한다는 인식도 문젭니다.

<>박석순 이대 환경문제연구소장=냉장고를 과신해 음식물을 장기간 보관하다 버려지는 양도 상당합니다.

가정은 물론 음식점들도 미리 계획을 세워 음식재료를 구입하는 것이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첫 걸음입니다.

<>최 위원=결국 식단등 한국고유의 문화때문에 음식물쓰레기가 많아진다고 볼 수 있는군요.

<>계 연구원=우리 음식은 국물위주라서 보관이 어렵죠.

국과 찌개를 얼렸다 먹는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선진국은 수프 외에는 대부분이 마른 음식입니다.

<>박 위원=한국식품음식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비빔밥 등 건식음식은 잔반량이 10% 선으로 낮습니다.

그러나 만두국은 30~70%,된장국은 15~45%,육개장은 25~65%,된장찌개는 20~70%의 잔반이 나옵니다.

<>최 위원=음식물쓰레기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죠.

<>고 국장=우리나라는 연간 8조원어치의 식량을 수입합니다.

음식물쓰레기는 달러를 버리는 결과는 낳는 셈입니다.

이를 사료 등으로 재활용하면 매년 18억달러에 달하는 소나 돼지용 사료수입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음식물쓰레기는 악취로 인해 해충의 온상이 됩니다.

썩는 과정에서 침출수가 나와 만만치 않은 처리비용도 들어갑니다.

태우려고 해도 연료가 별도로 들어가는 등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박 소장=지난 10년동안 생활하수가 2배이상 증가한 원인으로 음식물쓰레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음식에 포함된 염분이 소각할 때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매립이 된 이후에는 메탄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발생시켜 광화학스모그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새만금 간척과 시화호도 환경을 희생하면서 식량을 생산하기 위한 것입니다.

음식물을 아끼면 필요없는 것 들이죠.

<>최 위원=경기가 회복되면서 외식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로인해 식당의 음식물쓰레기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고 국장=식당 1곳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 양이 40가구의 것보다 많습니다.

푸짐하게 차리는 한정식 식당은 차렸던 음식의 40%를 쓰레기로 내버립니다.

식당에서 개개인이 음식을 덜어먹도록 하면 많은 쓰레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박 소장=오는2010년 전체쓰레기중 음식물의 비중이 현재의 30%에서 35%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주로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 때문입니다.

<>최 위원=음식물쓰레기를 줄이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고 국장=쓰레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노력을 하고 발생한 쓰레기를 사료 등으로 재활용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간소한 상차림을 생활화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해 배출할 때만이 가능합니다.

<>박 소장=가장 중요한 것은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일단 발생하면 어떤 형태로든 환경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최 위원=그동안 주문식단제 등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 됐습니다.

그러나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계 연구원=83년 당시 보건사회부에서 주문식단제를 도입했습니다.

주방을 공개하고 추가주문한 음식의 값을 손님이 지불토록 했죠.

덤문화에 익숙한 국민이 거부감을 가져 중단됐습니다.

그러나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죠.

반찬가지수를 정해주는 좋은 식단제는 96년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손님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이 적고 실시업소가 설렁탕 등을 제공하는 일반음식점이어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기 힘듭니다.

<>박 위원=남은 음식이나 손을 안댄 음식을 재활용하기 위해 지난 98년부터 보건복지부의 시작한 푸드뱅크는 기대해 볼 만합니다.

미국 뉴저지주의 "선한 사마리아법"과 유사한 제도 입니다.

그러나 기탁음식으로 인한 사고책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현재 호텔이나 부페 등 대형 기탁자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습니다.

복지부도 이같은 푸드뱅크제도를 활성화시킬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최 위원="환경사랑음식점"캠페인이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려는 국민운동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박 위원=YWCA가 지난97년 시작해 지난해 15개 시에서 벌였던 운동을 올들어 한국경제신문과 손잡고 전국 35개 시로 확대,많은 호응이 기대됩니다.

음식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면서 국민에게 음식물쓰레기를 다시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 합니다.

<>박 소장=국민들의 환경의식이 높아졌고 21세기 정책의 중심도 환경에 있습니다.

이제 음식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정부가 이를 적극 지원한다면 음식물쓰레기를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소비자가 환경사랑음식점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크게 열어주는 것입니다.

음식점 평가와 선정에 일반인이 동참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박 위원=35개시에서 모집해 교육받은 모니터요원들이 엄격히 음식점을 평가할 계획입니다.

환경사랑음식점 평가를 신청한 식당은 모두 평가를 받아 선정될 수 있습니다.

대상은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분식 등 가리지 않습니다.

50석과 1백석을 기준으로 대중소로 음식점을 분류해 선정하겠습니다.

<>박 소장=요즘 늘어나고 있는 음식체인점도 경영자의 의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체인점도 신청할 수 있습니까.

<>박 위원=체인점도 평가를 신청하면 엄정히 평가해 환경사랑음식점으로 선정하겠습니다.

<>계 연구원=선정된 환경사랑음식점이 국민의 호응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소비자가 참여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발하십시요.

<>박 소장=환경사랑음식점을 이용하면 안전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합니다.

또 스스로 환경보호를 실천한다는 점도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 위원=환경사랑음식점을 몇 개나 선정하실 계획입니까.

<>박 위원=평가를 엄격히 할 방침이므로 아직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지난해 15개시에서 1백32개를 선정했던 것을 감안하면 35개시에서 3백~4백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 위원=한국경제신문은 환경사랑음식점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 적극 알릴 계획입니다.

정부는 어떤 혜택을 줄 계획입니까.

<>고 국장=정부 융자를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상하수도료 감면,쓰레기봉투 구입비 지원,찬기 구입비 등도 지원됩니다.

보건소의 위생검사 면제 등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환경부 산하기관이 우선적으로 환경사랑음식점을 이용토록 하겠습니다.

또 점차 모든 행정부처가 환경사랑음식점을 적극 이용토록 권장할 계획입니다.

<>박 위원=선정된 환경사랑음식점을 전국 네트워크로 연결해 다양한 행사를 벌여 국민들이 첫 손가락에 꼽는 음식점으로 만들어줄 방침입니다.

앞으로 국민들이 환경사랑음식점을 적극 이용해주면 환경을 살리고 외화를 아낄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 정리= 김도경 기자 infofest@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