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부근.

학원 극장 술집 옷가게 등이 몰려있는 이곳은 밤낮으로 젊음의 열기가 넘쳐난다.

10대 중고생은 물론 20대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항상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테헤란밸리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강남역 근처 동아극장 7층엔 문화 벤처기업을 선언하고 나선 밀레21이 자리하고 있다.

7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포켓볼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눈길을 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1백여석 규모의 상영관에서 흘러나오는 프랑스 여배우의 애절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사무실 안쪽으로 들어가면 화려한 인테리어의 주방에서 만들고 있는 먹음직스런 퓨전요리 냄새가 식욕을 돋운다.

이쯤되면 일단 예사롭지 않은 회사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눈을 돌려 이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그 느낌은 더욱 강해진다.

찢어진 청바지와 울긋불긋 물들인 머리는 물론이고 너무나 자유스런 근무 분위기가 "이곳이 기업인가"하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밀레21 김정률 회장의 설명은 이렇다.

"직원들이 가진 끼를 1백% 발휘하게 하려면 무엇보다 자유로움을 보장해 줘야 합니다. 틀에 얽매이고 눈치를 살피다보면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나오기 어렵죠"

지난달 코스닥에 등록한 이수만씨의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코스닥시장의 장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테마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벤처업계에선 바이오 환경 교육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벤처기업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와 벤처의 만남"인 셈이다.

이들은 영화 연예 오락 예술 분야에서 문화상품을 만들어 벤처사업에 뛰어들었다.

한 벤처기업인은 "엔터테인먼트야말로 자유로 대표되는 벤처기업의 특성에 꼭 맞는 사업아이템"이라고 주장한다.

벤처캐피털들도 앞다퉈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와이즈내일인베스트먼트가 1천억원 규모의 영상 및 엔터테인먼트 전문 펀드를 결성키로 한 데 이어 드림벤처캐피탈도 2백억원짜리 펀드를 설립중이다.

또 무한기술투자 새롬벤처스 프라임벤처캐피탈 등도 엔터테인먼트 투자를 벌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와 벤처의 만남이 돈벌이에만 그치지 않고 "문화전쟁시대"로 불리는 21세기에 국내 문화상품을 세계시장으로 전파시키는 전도사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장경영 벤처중기부 기자 longru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