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의 바이백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국내 최대규모의 자동차경매장"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서울자동차경매장을 이렇게 표현한다.

지난 97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중고차 보상판매제인 바이백프로그램에 따라 올해부터 6만여대의 중고차를 되사들여야만 하는 대우측에서 찾아낸 묘안이 바로 이 경매장이다.

대우는 이 곳을 통해 "바이백"의 중고차 보상판매물량을 사들인 뒤 경매방식으로 중고차매매업자들에게 다시 되팔 수 있게 됐다.

또 신차 판매에서 장애요인이 되는 중고차값의 하락을 막아 대우차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대우차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의 묘수인 셈이다.

서울자동차경매장은 바이백물량을 소화하고도 남을 만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대지 1만2천평,건축면적 1천5백평,7백86석의 응찰석 등을 갖춘 국내 최대규모의 경매장이다.

경매로 거래될수 있는 중고차 물량도 엄청나다.

매주 1천대 이상의 중고차가 이곳에서 팔려나갈수 있는 대단위 "중고차 도매시장"인 셈이다.

서울자동차 경매장의 탄생은 자동차 메이커가 중고차 유통사업에 본격진출한 첫번째 케이스라는 점에서 그 여파는 간단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중소업체들은 메이커가 중고차 사업까지 손을 대면 생존에 치명적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완강한 반대입장을 밝혔왔으나 대우의 진출로 방어벽이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다.

메이커 입장에서는 중고차 시장을 함께 관할할 경우 신차 판매 증대와 함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어 더욱 적극적으로 중고차 사업에 나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신차영업사원들의 변칙적인 중고차 거래에 대한 중고차업계의 불만을 해소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입장에서는 그간 복잡한 유통과정을 생략하고 경매장 중개업자 소비자로 이어지는 단순한 구조로 전환된다는점에서 자동차를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된다.

특히 메이커의 공신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중고차 유통의 투명성이 확보되는 것은 물론 중고차 애프터서비스에도 많은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창원에서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중고차 유통시설을 운용하고 있으며 조만간 수도권에 중고차경매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도 중고차 사업진출을 검토중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