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은 지난 10일 이후 6일이나 계속 미끄럼을 탔다.

지난 15일에 20일 이동평균선(172.71 포인트)을 하향 돌파한 코스닥 지수는 이렇다할 만한 반등시도 조차 못하고 130선대로 추락했다.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한데다 코스닥 기업의 1.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점이 지수하락을 부채질했다.

이번주 시장의 관심은 증시 안정책 시행여부에 쏠리고 있다.

외부 원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매물은 쏟아지지만 매수주체는 부각되지 않아 수급여건은 크게 악화돼 있다.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은 투자심리를 냉랭하게 만들었다.

시장 내부에서 주가 상승을 이끌어낼 만한 재료는 없어 보인다.

정부는 주초 증권업계와 투신업계를 잇달아 만난다.

증시 안정의지를 밝힌 터라 기대감은 높은 상태다.

증시 대책이 어떤 형태로 나오느냐에 따라 시장의 단기 흐름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증시에 대한 정책 변수=지난주말 하락세를 둔화시킨 증시안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될 지 주목된다.

이헌재 재경부 장관과 증권사.투신사 사장단간 간담회가 월요일에 열린다.

여기에서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대한 일정이 제시될 확률이 높다.

증시불안으로 기업의 자금조달과 구조조정이 난관에 봉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증시안정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

효과적인 증시안정책이 발표된다면 장세흐름이 일시에 급반전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응책이 나오기 힘들다는게 시황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수급균형이 무너진데다 대부분의 종목이 아직도 거품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시장의 기초체력이 심하게 손상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정부도 단기적인 증시부양책은 피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직접적인 대책보다는 주변여건 개선에 치중하는 대책이 나올 개연성이 높다.

시황 분석가들은 증시대책이 시장기대감을 충족시키기 힘들 정도라면 시장의 바닥다지기도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장은 관망세 역력=지난 15일 4조원대로 높아진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16일 이후 다시 3조원대로 내려선뒤 지난 18일에는 2조원대로 떨어졌다.

거래대금 감소와 관련해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최대 매수세력인 개인들이 관망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저점매수"차원에서 하루 수백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던 개인들은 지난 18일 7억원을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이날 투신권의 순매수는 2백41억원어치.

개인들이 오히려 투신에게 물량을 떠 넘겼다는 얘기다.

배준덕 대우증권 반포지점장은 "대부분의 개인은 투자를 유보하고 있고 일부 데이트레이더와 전문투자자만 숨가쁘게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개인의 매수세는 철저하게 중.소형주로 몰리고 있다.

이윤식 대우증권 올림픽 지점장은 "개인들이 기관의 매매가 있는 종목은 아예 쳐다보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보수적인 접근이 유리=아직 시장의 흐름을 돌려 놓을 만한 뚜렷한 재료는 없다.

지난주 외국인은 3백37억원,투신권은 3백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주말 미국 나스닥지수와 다우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4.91%나 폭락했다.

특별한 상황변화가 없다면 이번주에도 외국인과 투신권이 매수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

오히려 향후 장세를 비관해 보유주식을 처분한다면 코스닥지수는 더 내릴 가능성도 있다.

낙폭과대란 재료를 좇아 저점매수에 나서면 손해를 볼 수 있다.

시황 전문가들은 "상승추세 확인때까지는 보수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좋다"며 "코스닥지수가 상승하더라도 2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있는 160선대에서 저항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