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빠르면 22일중 자민련 이한동 총재를 신임총리에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신임 총리 지명과 관련, "공동정부 출범정신을 살려야 한다는 김 대통령의 생각은 한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말한 뒤 "국정개혁을 지속하면서 국정을 올바로 이끌어 갈 리더십과 능력을 갖춘 분이 고려 대상"이라고 언급, 신임 총리는 자민련 내에서 발탁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은 20일 밤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를 서울 청구동 자택으로 찾아가 후임 총리를 추천해 달라는 김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

한 실장은 이 자리에서 "공동정부 출범 이후 외환위기 극복과 국정운영의 공조정신을 살리고,그런 정신 하에서 공동정부가 기여해야 한다는 김 대통령의 뜻은 확고하다"면서 자민련측이 신임총리를 지명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실장은 이에앞서 20일 낮에는 이한동 자민련 총재와도 만났다.

한 실장과의 회동에서 김 명예총재와 이 총재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김 명예총재는 21일 제주도로 휴가를 떠나기 직전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리 인선과 관련) 얘기할 것이 없다"며 손을 내저었다.

그러나 자민련측이 청와대 입장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최근 김 명예총재와의 관계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김용환 한국신당 중앙집행위의장과 한승수 민국당 의원의 전격 기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 일각에서는 도덕성과 개혁성을 겸비한 초당적 인사의 발탁,또는 김중권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여권 내부 인사 및 경제각료 출신의 기용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신임 총리 지명 시기와 관련, "이번주초에 임명한다는 김 대통령의 계획은 전혀 변함이 없다"면서 "22일쯤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 23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해 총리 지명 연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