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가 21일 후임 총리 인선문제를 매듭짓지 않은 상황에서 제주도로 휴가를 떠나 그의 "제주구상"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명예총재는 제주호텔롯데에서 박영옥 여사와 함께 4박5일동안 머물면서 후임 총리 인선문제 및 이에 따른 당지도부 개편 문제 등에 대해 밑그림을 그릴 것이기 때문이다.

후임 총리 인선문제와 관련, 김 명예총재는 이날 김포공항 귀빈실에서 "얘기할게 하나도 없다. 별소릴 해도 대답할게 없다"며 함구로 일관했다.

대신 골프 얘기로 환담했지만 시종 밝은 표정이어서 총리인선이 매듭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했다.

그는 지난 20일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과 만나 의견조율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여권에선 총리 후보로 이한동 총재와 한국신당 김용환 대표를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으나 여러 정황에 비춰 볼때 이한동 총재에게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당의 한 관계자는 "이 총재가 총리공관으로 가고 김 대표가 자민련 총재로 영입될 경우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국신당 김 대표는 한때 JP의 심복이었고, 자민련에 복귀할 경우 텃밭인 충청권 결집에 박차를 가할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김 대표는 총리직 권유가 있더라도 고사할 뜻임을 밝힌 바 있다.

16대 국회의장 문제와 관련, 민주당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대신 6선인 김종호 부총재를 국회부의장으로 천거할 가능성이 높다.

김 명예총재는 이같은 구도를 완성한 다음 당 사활이 걸린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