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깍은 머리에 거뭇거뭇 자란 구레나룻".

근 1년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송승헌(24)은 여전히 강렬한 인상이다.

숯검댕이같은 눈썹도 그대로다.

하지만 공백때문인지 아니면 영화 "카라"의 흥행실패 탓인지 그는 많이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동안 쉬면서 스타크래프트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며 지냈습니다.

오랜만에 제 나이또래와 비슷한 배역을 맡아서인지 느낌이 좋네요"

다소 불안해보이는 느낌과 달리 그는 "모델시절 청바지 광고를 위해 머리를 짧게 깍은 이후 처음"이라며 "그때는 귀엽다고 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 징그럽다는 사람이 더 많네요"라며 너스레까지 떤다.

오는 24일부터 SBS의 새 수목드라마 "팝콘"(장기홍 연출 이희명 극본.오후 9시55분)에서 주인공인 웨딩숍 사진작가 영훈으로 등장하는 송승헌.

웨딩숍을 무대로 젊은이들의 사랑을 밝고 경쾌한 터치로 그린 드라마다.

"극중 영훈은 고아원 출신이라 껄렁껄렁하고 터프하지만 귀여운 구석이 있는 녀석입니다.

실제 저와도 닮은 데가 많은 인물이죠"

그의 상대역은 웨딩기획사 직원 윤현수 역의 김규리.

모처럼 비슷한 또래의 여자 배역을 만났다.

장기홍 PD는 "승헌이가 여복이 없는건지 함께 호흡을 맞출 여자 배역 찾기가 정말 힘들었다"며 이번 캐스팅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당초 "팝콘"은 남자보다 여자 주인공에게 무게가 실린 드라마로 기획됐다.

장 PD와 이희명 작가는 "미스터Q" "토마토"에 이어 김희선을 "팝콘"의 여주인공으로 설정했었다.

하지만 김희선이 출연을 고사하는 바람에 시나리오를 남자중심으로 대폭 수정했고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송승헌을 캐스팅한 것.

송승헌은 의외로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이후 밝은 성격은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우수에 찬 인물이나 차가운 캐릭터가 대부분이었다.

인터뷰 내내 "모처럼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배역이 편안하다"고 수차레나 강조한 그가 어떤 이미지를 보여줄 지 궁금하다.

<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