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2일 박태준 전 총리 후임에 이한동 자민련 총재를 지명하고 국회에 임명 동의를 요청했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김 대통령은 공동정부를 자민련과 함께 실현시킨다는 정신에 따라 이 총재를 신임 총리로 지명했다"면서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도 이 총재를 추천했다"고 발표했다.

한 실장은 "신임 이 총리는 여러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과 경륜을 갖췄으며, 공동정부의 국정운영과 21세기 선진국 도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대해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의 총리 지명은 총선 민의를 왜곡하는 정계 개편의도로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신임 총리임명에 따른 후속 개각에 대해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당분간 개각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해 정상회담 후인 6월말께나 개각이 단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신임 총리의 임명으로 16대 총선과정에서 틈이 벌어졌던 민주당과 자민련의 국정공조가 "상당 부분" 복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리 지명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 절차는 16대 국회의 원 구성이 완료된 뒤인 내달 초순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 총리지명자는 23일 김 대통령으로부터 총리서리 임명장을 받은 뒤 곧바로 국무회의에 참석하게 된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