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석 <日 게놈과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인구증가와 노령화 사회로 인한 식량 환경,그리고 질병 문제는 21세기 인류의 당면과제다.

그 해결의 한 방법으로 여러 분야중 "게놈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게놈과학"이란 생물의 유전암호(DNA)를 대량으로 해독한 후 정보과학기술(컴퓨터)을 이용해 어떤 생명체 자신뿐 아니라 다른 생명체간에 존재하는 기본원리를 발견함으로써 생명현상을 근본적으로 이해하려는 학문 조류이다.

"인체 게놈프로젝트"의 연구는 그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인체의 유전정보를 대량으로 해독해 사람의 모든 질병을 유전자 수준에서 규명하고 이를 치료방법 및 예방약 개발에 응용하는 것이다.

1990년 영국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시작해 현재 25개의 연구센터(아시아에서는 일본 3개,중국 2개)가 참여하고 있다.

그 성과로 지난해 12월 22번 염색체 장완부분(22q) 염기서열의 결정이 완성,공개됐다.

5월18일자 네이처( Nature )지에는 일본의 게놈과학종합연구센터(GSC)를 중심으로 21번 염색체의 장완부분(21q)이 해독 발표됐다.

이번 성과는 3천3백82만4천1백48개의 염기서열 결정(장완의 99.7%)과 2백32개 유전자의 게놈상 위치결정(컴퓨터 예측 1백6개 포함),그리고 사람의 수명과 관계있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영역( Telomere )의 연속된 게놈구조를 최초로 밝혔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21번 염색체에는 다운증후군 알츠하이머병 백혈병(AML1) 등 10여개 이상의 유전병 관련인자가 분포돼있다.

이어 오는 6월에는 21번 염색체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게놈정보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로써 약 30억 염기의 인체게놈중 90% 정도가 해독되는 것이며 이속에는 컴퓨터로 예측한 유전자 정보가 포함돼 있다.

이 결과는 "인체 유전자의 인류공동재산"이라는 개념으로 공개돼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인체게놈프로젝트"의 성과는 현재 질환유전자의 탐색(SNP프로젝트)및 신약개발( gPOC ) 등 "포스트 게놈"으로 급속하게 산업에 응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유전자 기능 또는 게놈상의 위치가 밝혀진 인체유전자는 전체의 10% 정도로(1만1백60개) 나머지는 컴퓨터 계산에 의한 예측유전자( Predicted Gene )다.

또한 정확한 유전자의 예측을 위해서는 염기서열의 정확도가 99.99% 이상이 요구되지만 현재 공개돼 있는 게놈정보는 정확도 95% 정도에 수개 내지 수십개로 단편화된 상태다(염색체 21번과 22번 데이터는 제외).

다시말해 공개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포스트 게놈"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순도 높은 완결데이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요구되는 만큼 현재 게놈프로젝트에 참가했던 다수의 연구기관들은 질환유전자 영역만을 집중적으로 완결시키는 방향으로 그 전략을 바꾸고 있다.

또 중요한 사실은 이들 데이터는 지금까지의 원칙인 무조건 공개가 아니라 포스트게놈의 활용을 위해 비공개로 돌아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한국이 게놈연구의 국제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단시간내에 완결데이터를 생산해낼 수 있는 체제를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앞으로 국내 의료기관이나 대학 연구기관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게놈 정보를 우리 스스로 신속하게 만들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체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현실에 비춰볼 때 다수의 소규모 시설보다는 국가 전체의 게놈연구를 통합지원할 수 있는 대규모의 연구지원시설이 효율적일 것이다.

일본의 게놈종합연구센터는 그 좋은 한 예로 지난 98년 10월 설립돼 일본의 산.학 게놈 연구의 중추기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인간은 수백만종의 다른 생물과 공존하고 있으며 이들 생물의 게놈내에는 46억년의 진화역사가 새겨져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초파리나 생쥐의 변이유전자를 이용해 사람의 질환유전자를 찾아내는 일은 이미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이는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유전자는 모든 생물이 공통적인 유사성을 가진다는 의미다.

이같은 면에서 볼때 현재 게놈연구는 다양한 생물종으로 그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약 33종의 생물은 이미 전 게놈의 염기서열 결정이 끝난 상태다.

한국사람의 특성에 맞는 생물의 게놈연구는 우리손으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며 이것을 기반으로 한 정보과학 등 우리나라 게놈과학의 틀을 확립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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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

<>교토대 유전공학 박사
<>한국 생명공학연구소
<>일본 국립유전공학연구소 연구원
<>일본 이화학연구소 게놈과학센터 선임연구원
<>1998년 게놈프로젝트에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