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코스코리아가 정문술 사장의 진퇴문제를 놓고 난기류에 빠졌다.

공동 최대주주인 미국 라이코스측과 사전 상의 없이 정문술 현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가종현 변호사가 신임 사장에 내정된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사장은 당초 이달중 미국 라이코스 최고경영자 밥 데이비스가 방한하면 자신의 후임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이어 열릴 정기이사회에서 가종현 미래산업 경영기획팀장을 사장으로 추천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밥 데이비스 사장의 방한이 연기되고 정사장이 자신의 퇴진을 조급하게 기정사실화하면서 라이코스코리아와 미국 라이코스간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정사장측은 미국 라이코스의 국내 파트너인 미래산업이 가팀장을 라이코스코리아의 신임 CEO로 내정한 사실이 일부 언론에 간간히 흘러나오자 당혹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CEO를 새로 정하는 중요한 사안을 라이코스 본사와 한마디 상의없이 미래산업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밥 데이비스의 방한 일정도 라이코스와 테라네트워크의 합병으로 인해 연기된 상황이어서 입장조율의 기회도 갖지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코스코리아 관계자는 "절차상의 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크다"며 "특히 미국 본사에서는 정사장이 남아 있기를 원하는 데다 가변호사가 e비즈니스분야의 경력이 없다는 점을 들어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사장은 지난해말부터 라이코스코리아를 일선에서 진두지휘해 왔다.

이전까지는 조경달 부사장이 총괄해 왔으나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미흡하다고 판단,직접 업무를 챙기기 시작했다.

정사장은 올초만해도 "인생의 마지막 승부수를 인터넷비즈니스에 걸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사장은 "미래산업과 함께 이끌고 나가기에 한계를 느껴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며 "조만간 젊고 유능한 인재에게 라이코스코리아의 지휘권을 맡겨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