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을 움직이는 큰 손을 일컬어 사람들이 거북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은행의 보통예금에 돈을 묻어둔 채 꼼짝도 하지 않아요. 눈만 꿈뻑꿈뻑거릴뿐 견고한 복지부동의 자세입니다. 옆구리를 간질어도 아무 반응이 없어요. 아마도 전기충격만큼이나 눈에 번쩍 띄는 일이 있어야 움직이려나 봅니다"

한 금융회사의 강남지점장이 들려준 얘기다.

거북이가 은행에서 잠자고 있는 것은 금리가 좋기 때문이 아니다.

주변 상황이 불투명하다고 보는 탓이다.

경제가 돌아가려면 거북이가 움직여야 한다.

그러자면 흐릿한 시계가 맑아져야 하고 먹이가 생겨야 한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허정구 기자 huhu@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