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한국PGA선수권대회 최종일.

강욱순은 17번홀(파4)에서 1m 남짓한 버디 퍼팅을 하려고 신중히 어드레스를 했다.

그러나 볼을 치기 직전 그는 갤러리쪽을 힐끗 바라보며 어드레스를 풀고 말았다.

중계 아나운서는 "아기 울음소리가 갑자기 들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강욱순은 3라운드 선두에서 박노석에 역전당하며 1타차 2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 홀에서 박노석의 버디퍼팅은 이미 실패한 상황.

대회 내내 보여줬던 강욱순의 퍼팅감으로 보나 그의 승부욕,그리고 그 짧은 거리로 볼 때 강욱순의 그 버디퍼팅은 들어가야 옳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강은 그 숏퍼팅을 미스,박에게 우승을 넘겼다.

골퍼들은 아마 "아기울음소리 해프닝"이 강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렸을 것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리고 그같은 흐름을 만든 "우리나라 관중들 수준"에 속으로 분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강의 버디 실패엔 외부적 이유가 전혀 없다.

프로는 언제나 관중과 함께 한다.

관중중에는 매너가 뛰어난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그건 우리나라나 다른나라나 똑같다.

프로들은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관중 해프닝"에 의연히 대처해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

프로세계에서의 모든 미스샷은 100% 자신의 책임이고 자신의 실력이다.

강욱순도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리라 믿는다.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강욱순은 "외부 요인을 이겨내지 못한 자신의 실력"을 먼저 반성하는 프로이다.

핵심은 "골프대회 매니지먼트" 수준이다.

관중들과 함께 섞여 관중들에 치이면서 홀간 이동을 하는 "대회 관리"로는 수준높은 경기를 기대할 수 없다.

관중은 "수많은 제3자들"이지만 "대회 관리"는 골프계 사람들이 조정할수 있는 문제.

그게 먼저 제대로 돼야 관중 매너도 좋아진다.

프로들은 진정 그것부터 바랄 것이다.

[ 김흥구 객원전문위원 www.golfsky.com대표 hksky@golfsk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