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및 투자잠재력에 대해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일단 긍정적이면서도 복합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한국경제가 외환위기를 극복해 온 것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하지만 경제제도의 개선과 기업 구조조정 등은 크게 미흡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주미 한국상공회의소(회장 김영만)와 전경련 뉴욕사무소는 24일 조사 전문기관인 KWR 인터내셔널사에 의뢰, 미국의 업계 정부 학계 비영리단체 금융기관 언론계 등의 전문가 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및 인터뷰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 전문가 집단은 특히 "최근 한국경제의 성장이 개혁및 구조조정 등 근본적인 체질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는가"를 묻는 질문에 55%가 "그렇다"고 대답했으나 "경기순환 덕분일 뿐"이라는 응답도 45%에 달했다.

이와 관련, 후속 인터뷰에서 미정부 연구소의 한 학자는 "한국의 개혁은 중단된 상태이며 한때의 증권시장 폭등세 때문에 근거없는 낙관주의가 팽배해 있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미 오피니언 리더들은 또 한국재벌들이 구조개혁과 사업합리화를 심각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48%만이 "그렇다"고 응답해 평가가 엇갈렸다.

한 비즈니스잡지의 선임 편집인은 보충 인터뷰에서 "재벌들의 개혁작업은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부 대기업들이 다른 재벌에 비해 진지하게 구조 조정을 이뤄가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한국 기업들을 합작 파트너로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항목에 대해 53%가 긍정적으로 반응, 회의적인 평가도 만만치 않음을 엿보게 했다.

이에대해 뉴욕의 한 중진 변호사는 "한국의 대기업들은 재무정보를 완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거래과정에서 아직도 블랙홀이 있다는 인식이 미국 기업인들 사이에 완전 불식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