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는 25일 "한마디로 우리(자민련)가 택해야 할 길은 ''실사구시(實事求是)''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과의 공조복원을 기정 사실화했다.

이에 따라 김대중 대통령과 김 명예총재는 늦어도 내주초께 만나 앞으로의 공조방안과 합당여부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명예총재는 이날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열린 ''16대의원 연찬회'' 만찬 인사말을 통해 "당이 지난 선거때 대패했고 우리의 처지가 이렀게 됐다"며 "공리공론과 관념에 빠지지 말고 이것(실사구시)을 택해야 한다"며 공조의지를 피력했다.

김 명예총재는 당의 진로문제와 관련, "지난 총선에서 자민련이 17석을 얻으리라고는 누가 상상이라도 했겠는가"라며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의지를 다져 나라에 봉사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느 기간까지는 (이한동) 총리가 총재직을 그대로 가져가는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한국신당 김용환 대표의 영입을 서두르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이한동 총리서리는 축사를 통해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지킬 것은 지키고, 고칠 것은 고쳐 나가는 개혁적인 보수정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앞으로 ''환골탈태''하는 마음자세로 강한 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며 당의 단합을 주문했다.

한편 만찬에 앞서 비공개로 진행된 자유토론에서 소속의원들은 공조재개를 사실상 인정하며 향후 당의 정체성 방향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정우택 정책위의장, 정진석 당선자 등은 "총재가 총리로 간 만큼 적극적 공조, 소극적 공조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 하다"며 "공조복원을 위한 당 지도부의 분명한 노선 설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양희 의원은 "김 대통령과 김 명예총재가 직접 만나 구체적인 공조수순을 밝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