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술가에 설치작품 전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재미 중진작가 임충섭(59)씨를 비롯,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은 이불(36)씨,재불작가 김형기(40)씨등이 자신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전시공간에 펼치며 관람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 영화 "거짓말"의 주인공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았던 이상현씨의 작품도 지나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다.

내달 18일까지 서울 로댕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는 임충섭씨는 30여년간 가꾸어온 자신의 작품세계를 설치미술로 집약해 보여주고 있다.

"임충섭:빛의 건축"전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드로잉 20여점과 함께 신작 "빛몰이"와 "물매"등 설치작품 2점이 선보이고 있다.

"빛몰이"는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작품.

빛과 실등을 이용해 지금껏 그가 추구해온 물질적 표상과 내면적 정신작용의 조화를 나타내고 있다.

그의 예술가적 삶의 기억들과 열정을 집약해 정리한 작품이다.

"물매"는 그동안 발표된 "물매 1.2"시리즈를 종합한 작품으로 실과 베틀,흙을 소재로 했다.

특히 뒷부분에 쌓여있는 흙더미는 작가자신의 기억에 축적되어 있는 삶과 그 삶이 구성되는 방법을 시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02)2259-7781~2

이불씨는 6월20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미래적인 바로크"란 제목으로 7번째 개인전을 펼치고 있다.

백남준 이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선을 모으고 있다는 평을 받는 이씨는 이번 전시에서 사이몬스터(사이버+몬스터)등 현대미술의 최신 흐름을 반영하는 설치작품들을 선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전시 하이라이트는 거대하게 세공된 사이몬스터가 천정에 매달려 있는 작품과 여인의 상반신 조각을 세로로 갈라 가슴속과 피부에 수없이 많은 구슬과 반짝이는 조각들을 장식한 작품.

사이몬스터는 일정기간 생명력을 유지하던중 중한 벌을 받아서 얼굴과 신체부분이 상실된채 천정에 매달려 있는듯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다.

(02)735-8449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김형기씨의 전시는 성곡미술관이 지난 98년부터 주관해온 "내일의 작가전"의 하나.

전시제목은 "가상현실"로 모두 11점이 출품됐다.

"그림자들의 그림자"는 이 전시의 전체적인 개념을 알리는 작품으로 공간,어둠,빛의 관계로 이루어진다.

"춤추는 뱀"은 "가상현실"이라는 전시의 제목을 가장 잘 대표하는 작품중 하나.

박스형 암실속 중앙에 좌대를 놓고 그위에 촛불을 설치,사면의 벽에 움직이는 촛불의 영상이 뱀의 구불거리는 모습과 일치하도록 했다.

이밖에 남녀 청각장애자가 등장하는 "상관"과 몰래카메라를 예술에 응용한 "나이트"란 작품이 눈길을 끈다.

(02)737-7650

인사아트센터 개관기념전으로 내달 4일까지 열리는 이상현의 "소금사막...그리고 전자유목민"전은 퍼포먼스와 설치작업이 결합된 전시다.

전시장에 설치된 다양한 장치와 오브제를 이용해 한바탕 퍼포먼스를 펼친뒤 새롭게 형성된 환경을 관객들에게 제시하는 작업이다.

지난 90년에 발표한 적이 있는 "지질시계"와 유사한 구조를 지닌 작품으로 환상 혹은 몽상과 과학이 결합됐다.

(02)3216-1020

< 윤기설 기자 upyk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