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발생한 "과천 부부 토막 살인사건"은 명문대를 휴학한 둘째 아들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중인 과천경찰서는 이날 "숨진 이모(60.과천시 별양동)씨의 둘째 아들(24.서울 K대 1년휴학)이 이번 사건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했다"며 존속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용의자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용의자인 숨진 이씨의 둘째 아들은 범행동기에 대해 "평소 아버지는 나에게 관심을 갖지 않고 무시하며 꾸지람을 계속했고 어머니는 밥을 못먹게 하면서 머리가 나쁘다고 구박해 살해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용의자 이씨는 오랜 군대생활을 한 아버지(86년 중령 전역)의 군대식 가정교육 방식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S대학을 가지 못한 것을 꾸짖는 아버지에게 불만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남자 손부위에서 지문을 채취,남자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한 데 이어 사체가 들어있던 봉투에서 용의자의 지문을 확인,용의자의 신원을 확보했다.

경찰은 집안 곳곳에 혈흔이 남아 있고 부모가 실종된 뒤 3일동안 경찰에 실종신고 조차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용의자를 추궁,자백을 받아냈다.

용의자 이씨는 지난 21일 오전 5시께 집 안방에서 양주 1병을 마신 뒤 옆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 황모(50)씨와 작은방에서 자고 있던 아버지를 잇달아 둔기로 살해했다.

이씨는 범행이후 집안에 있던 쇠톱 등을 이용,시신을 토막낸 뒤 다음날인 22일과 23일 집앞 공원 쓰레기통과 정부과천청사 옆 저수지,서울명동 모호텔 쓰레기장 등에 나눠 버렸다.

또 23일에는 인근 슈퍼마켓에서 세제를 구입,집안 곳곳에 있던 혈흔을 지우고 피묻은 옷가지와 수건 등을 세탁한 뒤 역시 아파트 앞 쓰레기통에 버렸으며 경찰이 부모들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도록 신분증 사진을 뜯어 내버렸다.

<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