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책] 신이 보낸 춤의 전도사들 .. '불멸의 무용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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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레닌그라드-키로프 발레단이 서구시즌을 끝내고 귀국하기 위해 파리의 르 부르주 공항 대합실에 들어섰다.
그때 무용수 대열에서 갑자기 젊은 댄서 한명이 튀어나왔다.
러시아측 경호원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던 그는 프랑스 경찰의 팔 속으로 뛰어들며 고함쳤다.
"나는 여기 있고 싶어요! 여기 있겠다구요!"
바로 20세기 최고의 남성 발레스타로 꼽히는 루돌프 누레예프(1938~1993)의 망명사건이었다.
냉전시대 한바탕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서방세계에 이름을 알린 누레예프는 강렬한 성적 매력과 눈부신 테크닉으로 전설적인 이력을 쌓아나갔다.
"불멸의 무용가들"(이덕희 저,작가정신,1만5천원)에는 누레예프를 비롯 세계 무용사에 지울 수 없는 발자취를 남긴 무용가 21명의 삶과 작품세계가 펼쳐진다.
89년에 출간됐던 초판에서 다루지 못했던 무용가들을 더해 새로 엮은 책이다.
"천재"로 분류된 무용가들의 생애와 예술을 통해 발레와 현대무용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책은 궁정무용에 불과했던 발레가 극장무용으로 확대되고 나아가 현대무용으로까지 발전하는 과정을 시대별로 훑어내린다.
1부는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했던 무용가 15명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
첫 장은 자연스럽게 극장무용을 실질적으로 발전시킨 장 조르주 노베르(1727~1810)로 연다.
사실 극장예술로서의 무용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세기초까지만해도 극장무용은 발레만을 의미했고 그 역사는 4세기에 불과하다.
노베르는 당시 경직된 발레형식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백조의 호수"나 "지젤"같은 고전발레의 걸작을 만들어낸 마리우스 쁘띠빠(1818~1910),그가 무대에 오르기만 해도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있었다는 전설적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1881~1931),공기방울처럼 가벼운 도약과 완벽한 테크닉으로 "신이 보낸 무용가"라고 일컬어진 바슬라브 니진스키(1889~1950)등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2부에서는 89년 이후 세상을 떠난 세계 무용계의 거목 6명과 남성 무용수들을 다룬다.
현대무용의 개척자 마사 그레이엄,맨발의 무용수 이사도라 덩컨,20세기 최고의 프리마 발레리나 마고 폰테인 등을 모았다,말미엔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닐스 켈리트 등 "20세기를 빛낸 세계의 남성 댄서"와 간단한 발레용어 해설도 곁들였다.
<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
레닌그라드-키로프 발레단이 서구시즌을 끝내고 귀국하기 위해 파리의 르 부르주 공항 대합실에 들어섰다.
그때 무용수 대열에서 갑자기 젊은 댄서 한명이 튀어나왔다.
러시아측 경호원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던 그는 프랑스 경찰의 팔 속으로 뛰어들며 고함쳤다.
"나는 여기 있고 싶어요! 여기 있겠다구요!"
바로 20세기 최고의 남성 발레스타로 꼽히는 루돌프 누레예프(1938~1993)의 망명사건이었다.
냉전시대 한바탕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서방세계에 이름을 알린 누레예프는 강렬한 성적 매력과 눈부신 테크닉으로 전설적인 이력을 쌓아나갔다.
"불멸의 무용가들"(이덕희 저,작가정신,1만5천원)에는 누레예프를 비롯 세계 무용사에 지울 수 없는 발자취를 남긴 무용가 21명의 삶과 작품세계가 펼쳐진다.
89년에 출간됐던 초판에서 다루지 못했던 무용가들을 더해 새로 엮은 책이다.
"천재"로 분류된 무용가들의 생애와 예술을 통해 발레와 현대무용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책은 궁정무용에 불과했던 발레가 극장무용으로 확대되고 나아가 현대무용으로까지 발전하는 과정을 시대별로 훑어내린다.
1부는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했던 무용가 15명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
첫 장은 자연스럽게 극장무용을 실질적으로 발전시킨 장 조르주 노베르(1727~1810)로 연다.
사실 극장예술로서의 무용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세기초까지만해도 극장무용은 발레만을 의미했고 그 역사는 4세기에 불과하다.
노베르는 당시 경직된 발레형식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백조의 호수"나 "지젤"같은 고전발레의 걸작을 만들어낸 마리우스 쁘띠빠(1818~1910),그가 무대에 오르기만 해도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있었다는 전설적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1881~1931),공기방울처럼 가벼운 도약과 완벽한 테크닉으로 "신이 보낸 무용가"라고 일컬어진 바슬라브 니진스키(1889~1950)등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2부에서는 89년 이후 세상을 떠난 세계 무용계의 거목 6명과 남성 무용수들을 다룬다.
현대무용의 개척자 마사 그레이엄,맨발의 무용수 이사도라 덩컨,20세기 최고의 프리마 발레리나 마고 폰테인 등을 모았다,말미엔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닐스 켈리트 등 "20세기를 빛낸 세계의 남성 댄서"와 간단한 발레용어 해설도 곁들였다.
<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