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형 벤처캐피털들이 아시아 닷컴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미국 인터넷 닷컴업체들이 경쟁격화에 따른 수익악화로 잇달아 파산하면서 성장가능성이 높은 아시아를 "제2의 닷컴투자처"로 낙점한 것이다.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은 26일 크림슨 벤처스,왈든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인텔,제네럴 일렉트릭(GE)등이 일본 인도 한국등 아시아지역 닷컴업체들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벤처캐피털들이 아시아 닷컴업체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이 지역의 인터넷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크림슨 벤처스의 투자책임자인 존-폴 호는 아시아가 앞으로 전세계의 인터넷산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들이 10%내외의 고성장을 기록하는등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아시아지역의 인터넷사용자가 급팽창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일본 중국 한국의 무선전화시장이 전세계의 20%에 달해 유무선을 통한 아시아지역의 인터넷사용자는 거의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노텔 네트웍스 브로드밴드 액세스의 로저 도르프 사장은 현재 9백만명에 불과한 아시아의 인터넷사용자가 2002년에는 5천9백만명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미국 닷컴업체에 대한 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올린 미국 벤처캐피털들은 아시아에서도 노다지를 캘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다.

반면 일확천금을 노리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미국의 인터넷업체들의 도산사태는 확산되고 있다.

닷컴업체들의 경쟁격화와 주가폭락으로 벤처캐피털들이 투자를 꺼리는 바람에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의류업체인 부 닷컴을 비롯,장난감 소매업체인 토이즈마트,팬시상품 소매업체인 바이올렛 닷컴,공예품 소매업체인 크래프트숍 닷컴 등 한때 잘나가던 닷컴들이 최근들어 연쇄파산했다.

온라인 음반판매업체인 시디나우 닷컴과 건강정보웹사이트인 닥터쿠프 닷컴 등도 조만간 파산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봇물처럼 줄을 잇고 있는 미 닷컴업체의 파산행렬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들은 연준리(FRB)의 금리인상과 이로인한 경제둔화가 예상되면서 닷컴업체들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