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계열사 지분 대부분을 정리한데 이어 현대건설 대표이사직과 현대중공업 및 현대아산 이사직을 내놓는다.

특히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모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정 명예회장의 이사직 퇴진은 그룹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몽헌 현대 회장은 26일 정 명예회장의 이사직 퇴진에 대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그렇게 진행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현대측은 명예회장이 현대자동차 개인 최대주주가 된데다 계열분리요건상 이사 겸임이 금지돼 있어 이사직 퇴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정 명예회장 대신 본인이 그룹 대표자가 된만큼 외환은행과의 재무구조개선약정도 새로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 회장이 명예회장의 현대건설 지분(4.1%) 등을 인수한 것을 계기로 그룹 경영권을 완전히 승계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25일 현대건설 지분과 함께 현대중공업(11.1%)현대상선(2.7%) 현대석유화학(0.7%) 현대경제연구원(0.5%) 등 5개사의 지분을 매각했다.

이에 따라 정 명예회장은 그룹에서 분리되는 현대차 지분 9% 외에는 건설.중공업.상선 등 3개사에만 각각 0.5%씩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의 직함에 대해 "모기업인 현대건설이 그동안 지주회사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정 명예회장의 대표이사 퇴진이 결정되면 명예회장 직함의 효력이 없어지고 상징적인 역할만 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명예회장은 자동차의 최대주주가 됐지만 현대차 경영에 조언만 할 뿐 현대차 이사직을 갖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