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오는 9월까지 계열사수를 22개로 줄이는 1차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규모를 21조2천억원 이상 줄임으로써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비주력에 대한 대주주들의 지분을 대폭 줄이거나 포기하는 대신 주력사의 지분을 늘려 경영구도를 안정시키려는 복안도 깔고 있다.

자동차소그룹 계열분리로 일시적으로는 부채감소와 함께 부채비율이 올라가는 부담이 생기지만 부채총액이 줄면 그 만큼 총량위주로 관리되는 여신한도에도 여유가 생겨 자금운영이 쉬워진다는 것이 구조조정위측의 분석이다.

작년말 현재 현대 총부채는 차입금 33조6천5백68억원을 포함, 모두 52조5천9백55억원에 달한다.

자본은 34조5천9백5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자산재평가 등을 제외할 때 1백81%다.

현대는 오는 6월까지 자동차소그룹 4개사와 현대차의 자회사 2개, 인천제철및 자회사 대한알루미늄 등 14개사가 분리되면 부채가 34조3천7백58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18조2천1백97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6월말 기준 회사채잔액은 4조3천3백15억원, CP(기업어음) 잔고는 1조6천5백12억원씩 감소하게돼 그만큼 추가여신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현대는 설명하고 있다.

이 경우 조달금리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현대는 기대하고 있다.

이어 오는 9월 현대석유화학이 계열에서 분리되면 추가로 이 회사의 부채(2조9천8백42억원)도 빠져 나가 총부채가 31조3천9백16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21조2천39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입금은 21조1천8백41억원으로 12조4천7백47억원이 줄어들게 된다.

자본은 20조3천5백54억원이 되면서 부채비율은 1백74%로 작년말에 비해 7%포인트 낮아지게 된다.

특히 덩치가 큰 자동차소그룹의 계열분리는 시장에서 가장 불안해 하는 현대의 총부채 규모를 뚜렷하게 낮춤으로써 상당한 호재가 될 것으로 현대측은 기대하고 있다.

5대 그룹에 대한 금융권의 회사채 편입한도 초과분이 상당부분 해소되고 CP 편입한도에도 크게 여유가 생겨 회사채 발행에 숨통이 트이는 등 유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발행된 회사채의 거래도 활성화돼 조달금리도 낮아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는 이와 함께 올해 투자비를 당초 6조5천억원에서 4조3천억원으로 줄여 2조2천억원의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는 현대건설과 현대전자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의 계열사 대부분이 좋은 경영실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영업이익만으로도 부채를 충분히 줄여 나갈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는 지난 4월말 현재 31조4천3백억원의 매출실적(수출 1백5억달러 포함)을 올려 재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의 재무구조개선계획에 대해 금융권도 일단 수긍하는 분위기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현대가 지난해 15조원을 증자하는 과정에서 13조원을 외부에서 조달했다"며 "이는 자본내용이 그만큼 충실해졌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