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 회장은 26일 "조만간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과 본인을 현대 대표로 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언급은 현대그룹 경영권이 정주영 명예회장에서 정몽헌 회장으로 완전히 승계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계동 사옥 입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정 명예회장의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현대아산 등 3개사 이사직 퇴진에 대해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김경림 외환은행장과의 면담은 잘됐나.

"오늘 면담은 상견례를 겸한 것이다.

김 행장이 이번주초 금강산에 갔을 때 한번 만나자고 연락을 해와 만난 것이다.

김 행장이 새로 부임한 만큼 현대 구조조정계획과 이행실적이 궁금할 것같아 얘기했다.

자금지원을 요청하려고 이뤄진 자리가 아니었다.

모든 것이 잘될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많다.

"최근의 계열사 자금난은 현대 경영에 대한 시장불신에서 비롯된 것이지 영업상황이 나빠서 발생한 것은 아니다.

현대 지배구조문제가 확연히 정리된 만큼 시장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현대아산 등 3개사의 이사직을 내놓게 되는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그렇게 진행될 것이다.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과의 재무구조개선약정도 정 명예회장이 대표로 돼있어 본인을 대표로 새로 약정을 맺을 예정이다"

-현대건설 자금사정은 괜찮은가.

"(마침 사옥으로 들어오던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이 대신 답변) 최근의 유동성문제는 일시적인 것으로 곧 완전히 극복될 것이다.

기성고만으로도 매달 7천억-8천억원이 들어오는 등 한달에 1조원의 자금이 들어온다.

매출과 이익이 크게 늘고 있어 연말까지는 매출 8조원에 순이익 2천억원을 돌파할 수 있다.

건설업은 공사를 수주하면 현금이 바로 들어온다.

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리는 것에 비할 것이 아니다.

현대건설 부채비율이 2백90%인데 이는 건설업의 특성상 세계적인 수준이다.

외국 선진업체들도 부채비율이 4백50-5백%에 달하는데 은행에서 먼저 나서서 자금을 대준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