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속칭 "미아리 텍사스촌"을 관할하는 종암경찰서 소속 경찰관 50여명이 한 윤락업주로부터 10만~50만원씩 떡값성 뇌물을 상납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지검 소년부(이준보 부장검사)는 26일 미아리 윤락업주 남모(45)씨가 운영하는 업소에서 "영업수첩"을 압수,남씨가 지난 97년부터 최근까지 종암서 소년계 방범지도계 형사.수사계 관할파출소 등에서 근무하던 경찰관 50여명에게 떡값 휴가비 회식비 등 명목으로 1인당 10만~50만원씩 건넨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특히 서울경찰청 소속 안모(42)경사가 종암서 형사계에 근무하던 98년10월부터 올 2월까지 단속무마 등 명목으로 월 1백만원씩 1천7백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안 경사와 윤락업주 남씨에 대해 뇌물수수 및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압수된 남씨의 영업수첩에는 떡값을 건넨 일시와 대상자 액수가 간략히 기재돼 있으며 유일하게 구청 공무원 1명에게 1백만원을 건넨 것으로 나와있다.

특히 경찰관 중 일부는 지난1월 김강자 종암서장이 부임,"미성년 매매춘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에도 떡값성 뇌물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남씨를 상대로 영업수첩의 상납내역을 조사해 떡값수수 사실이 확인되는 경찰관에 대해서는 소속경찰서에 비위내역을 통보,징계토록 할 방침이다.

검찰은 그러나 업주 남씨가 영업수첩 외에 별도의 뇌물을 경찰간부 등에게 건넸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남씨와 가족 명의의 예금계좌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자금흐름을 추적중이다.

<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