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분석의 맹점:자유무역의 효과를 분석할 때 대부분 연구자는 산업별로 분석한다.

산업별로 쌍방의 실력을 견주어 이기고 질 가능성을 평가한 후 이에 따른 수출입 증감을 추정해 이를 합계한다.

국가 전체 무역 수지 변동 예상치가 이렇게 도출된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이런 분석법은 의미가 없다.

한국과 일본은 소수 대기업이 거의 모든 산업분야를 과점하고 있는 재벌경제체제이기 때문이다.

산업이 문제가 아니라 재벌 하나 하나의 생존이 국가 경제를 좌우한다.

따라서 일본과의 자유무역 논의는 한.일 재벌들 중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를 따지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재벌에 대한 새로운 이해:현재 국내에서 재벌은 온 사방으로부터 비난받고 있다.

방만하고 관료적이며 비윤리적이고 반국가적이며 불투명한 경영 속에 저희들만 호의호식하면서 온 국민을 빈곤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는 원망을 사고 있다.

여기서 재벌이 얻을 교훈은 "실패는 죄"란 것이다.

만약 재벌이 국제무대에서 승리해 여러 사람에게 두루 혜택이 돌아갔다면 최소한 이 정도는 아닐 것이다.

실패했기 때문에 "실력도 없는 것이 생경한 사업에 과잉 투자해 빚만 남겼다"는 말을 듣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과 정부도 재벌에 대한 경직된 시각을 좀 유연히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생산시설이 과잉이라지만 요즘 글로벌 경쟁시대에선 무슨 사업이든 한번 했다하면 세계수준이어야 한다.

누가 누구에게 과잉이라고 손가락질하는가.

이긴 자가 진자에게 그렇게 할 수 있을 뿐이다.

후발주자로서 재산 없는 한국의 경우는 더 무리를 했다.

대우자동차가 과잉투자의 전형으로 꼽히지만 세계 경쟁무대의 논리가 워낙 그렇다.

경쟁이 심해지고 기술발달이 빠를수록 투자 회임 기간은 길어지고 초기 투자비는 많이 든다.

애플컴퓨터의 스티븐 잡스 회장은 넥스트컴퓨터와 픽사 애니메이션에 10년 이상 기약 없이 쏟아 붓고서야 비로소 그들 사업이 성공임을 알았다.

덕분에 "무릇 모든 벤처사업가가 다 잡스 회장과 같아야 한다"는 칭송도 듣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항상 사후적인 평가일 뿐이다.

이긴 자의 말만 듣고 무분별하게 재벌의 "과잉투자"를 잘라내면 누가 이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