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지난 27일 긴급경제장관회의에 보고한 ''현대그룹 자금현황'' 자료를 통해 금융기관들이 무차별적인 자금회수에 나서지 않는한 현대의 자금난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입금(지난 3월말 기준)은 35조6천억원, 1년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11조원이었다.

<> 회사채와 기업어음(CP) =현대가 올해안에 상환해야 하는 금액은 8조8천여억원이다.

CP 잔액이 4조여원, 회사채가 4조8천억원이다.

CP와 회사채는 투신사 종금사 은행신탁 등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얼마나 연장해 주느냐에 따라 현대의 자금부담이 달라진다.

회사채와 CP의 30-50%를 상환해야 할 경우 현대는 2조6천억-4조4천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 외화차입금 =국내금융기관으로부터 73억2천만달러, 해외금융기관으로부터 50억4천만달러를 빌렸다.

국내 외화차입금은 대부분 은행으로부터 빌려 만기연장에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해외금융기관들은 만기가 되면 전액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해외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은 1년이내 12억8천만달러(1조4천여억원), 1년초과 37억6천만달러(4조3천여억원)다.

<> 은행대출 =4월말 현재 잔액이 9조1천여억원이다.

은행대출금은 성격상 대부분 만기가 연장되기 때문에 현대가 추가적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의 자금상환 능력 =지난 22일 기준 은행 당좌계정에서 추가로 꺼내 쓸 수 있는 자금이 1조1천억원이다.

금융기관에 맡긴 예금도 3조원이 넘는다.

당장 4조원 이상을 조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그룹은 올해 자동차에서 1조6천억원, 전자에서 1조원 등 4조2천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유자금과 올해 순이익을 합치면 7조원 이상 조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자산매각과 계열분리 등으로 부채를 줄이면 자력으로 충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계열사간 자금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자구노력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일부 계열사들의 자금난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