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안 현대자동차 사장은 지난 28일 울산공장에서 금융감독위원회 출입기자들을 만나 "다임러 크라이슬러나 포드와 같은 외국메이저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제휴를 맺어 대우차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최근 다임러측을 만난데 이어 조만간 다른 해외업체 관계자도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사장은 이달 중순께 일본 출장길에 위르겐 슈렘프 다임러 회장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발언은 대우차 인수를 위한 해외업체와의 협상을 처음 공식화한 것으로 향후 대우차 입찰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발언 요지=이 사장은 "아시아 시장 기반이 취약한 해외 업체들이 현대와의 제휴를 통한 대우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다임러를 비롯한 몇몇 업체와의 제휴를 위해 다각도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GM이나 포드가 대우차를 단독인수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해 컨소시엄 구성이 입찰에 유리하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또 "외국사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대우차를 인수해야 세계 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20억달러 정도면 현대차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가질 수 있는 상황에서 GM이나 포드가 그 이상의 가격으로 대우차 입찰에 참여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며 "1억달러의 현금으로 삼성차가 르노에 인수된 전례를 잊어선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휴를 둘러싼 변수 =이사장이 밝힌 제휴구도로 볼 때 현대는 다임러및 포드 등과 대우차인수를 매개로 제휴협상을 벌이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제휴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변수들을 극복해야한다.

우선 자본제휴의 경우 최근 야기된 현대사태가 원만하게 수습돼야 본격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차 최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정명예회장의 결심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현대차 주가도 논란거리다.

해외업체는 가능한한 싼 값에 주식을 취득하려할 것이고 현대차는 그 반대의 입장일 것이기 때문이다.

대우차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방식도 주요 현안이다.

누가 경영권을 가질 것인지,해외파트너가 아시아전략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컨소시엄으로 대우차 인수 성공할까 =해외매각을 선호하는 정부측의 태도변화가 최대 변수다.

이사장도 이날 기자들에게 "해외업체와의 협상진행 상황을 금감위에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지만 정부 일각에서 해외 단독매각을 바라고있어 설득에 애를 먹고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우차 인수에 따른 현대의 국내시장 독점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김광두 서강대교수(경제학)는 지난 28일 산업은행 주최로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대우 쌍용등 부실자동차 회사는 해외매각이 바람직하는"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매각에는 <>국내매각 <>해외매각 <>국내외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방안이 있을수 있으나 국내에서 경쟁체제를 만들기 위해선 해외 매각이 가장 좋다"며 "해외매각시 외국업체의 하청업체 전락 등 단점을 보완하려면 채권단이 지분 30%정도를 보유하는 방법을 고려해볼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일훈 기자 jih@ hankyung.com 박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