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28일 정주영 명예회장을 포함한 대주주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현대건설은 6월말까지 자산매각 등을 통해 5천4백26억원의 유동성을 추가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이날 밤 10시20분께 현대의 추가자구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발표했다.

현대는 정 명예회장이 대부분의 계열사 지분을 이미 정리한데다 현대건설 대표이사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 이사직 사퇴를 결정, 이미 사실상 그룹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라고 밝혔다.

이익치 현대증권회장 등의 퇴진 역시 지난 27일 주총에서 유임결정이 난 만큼 그룹차원에서 면직 여부를 거론할 입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유망 계열사 매각도 최근 유동성문제의 핵심이 현대건설의 일시적인 자금수급 불일치인 만큼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현대측은 밝혔다.

현대는 다만 현대건설의 5-6월 차입금 만기도래분이 1조9천21억원에 이르는 만큼 부동산과 소유주식 처분을 통해 5천4백26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키로 했다.

6천4백억원에 상당하는 3천1백만평 규모의 서산농장 매각도 적극 고려키로 했다.

현대는 또 이날 "현대의 입장"이란 자료를 통해 외환은행에서 받은 현대 계열 후계구도 객관화및 명료화 등 6개 경영개선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환은행의 요구사항은 <>전문경영인과 이사회에 의한 경영 등 의사결정구조및 지배구조 선진화 <>계열분리 가속화 <>신규사업 축소 <>금융시장 신뢰회복방안 강구 <>현대건설 자구책 등이다.

여기에는 정 명예회장과 이익치회장 퇴진, 유망 계열사매각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현대측은 밝혔다.

이에 대해 이연수 외환은행 부행장은 현대가 구체적인 자구노력을 밝힌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일정및 세부계획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구체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행장은 특정 경영인의 퇴진문제는 주주의 권한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은행의 이같은 긍정적인 평가는 당초의 평가와 정반대되는 것이어서 29일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문희수.현승윤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