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후지모리(62) 현 페루대통령이 28일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75%이상을 득표,임기 5년의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페루 선관위가 선거부정 의혹에 따른 알레한드로 톨레도(54)의 결선보이콧과 국제선거감시단의 철수,미국의 제재압력,유권자들의 반정부 시위 등을 무시한 채 결선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후지모리정권은 도덕성과 정통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것이 확실시 된다.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이날 선거무효를 주장하며 대통령궁 진입을 시도하는등 페루전역에 이미 소요사태가 발생했다.

페루 언론들은 많은 지방 도시들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군과 경찰의 발포로 수십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더구나 결선연기 요청이 기각된데 항의,선거에 불참한 톨레도 후보가 "비폭력 시민 불복종 운동"을 선언한데다 국내외 비난여론의 고조로 후지모리대통령은 집권이후 최악의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톨레도 후보는 이날 5만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리마 성마틴 광장에서 "군부가 야당의 정권퇴진운동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3선 연임에 성공함으로써 지금까지 추진해온 긴축기조의 자유시장 경제정책을 더욱 밀어붙일 힘을 얻은 후지모리 대통령이 정국혼란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지도 관심거리다.

한편 미국은 페루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부정행위가 저질러졌을 가능성에 대해 현재 확인중이라고 백악관이 29일 밝혔다.

데이브 스톡웰 대변인은 미주기구(OAS) 선거감시단이 30일 회의를 열고 페루 대선 결선투표의 부정행위 개입 여부를 논의한 뒤 OAS 회원국 총회에 이 문제를 정식 제기할 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