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난 주소를 보고 한 주부로부터 E-메일이 왔다.

하루전 골프장에서 있었던 사고에 대해 하소연하는 내용이었다.

골프치는게 낙이라는 40대 주부.

어제 동반자의 어프로치샷을 보고 있다가 볼이 섕크가 났고 이 주부의 눈으로 튀어 들었단다.

눈에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서 쓰러진 주부.

119에 신고를 해달라고 캐디에게 말하자 캐디 왈,캐디 마스터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며 마스터실로 먼저 전화를 하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참후 119 구급차가 오자 눈에서 피가 흐르는 환자만을 태워서 실려 보냈다는 것이다.

다행히 상처는 깊지 않아 몇바늘 꿰매는 것으로 그쳤지만...

그 분이 하소연하고 싶어하는 것은 골프장측의 처사였다.

환자만을 태워서 보내는 것도 그랬고,그 상황에서 그린피를 계산해달라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몇몇 골프관계자분들께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문의해 봤더니 잘잘못 여부를 따지자면 그 주부에게도 잘못이 있고,주부를 확인하지 않은 동반자도,또 경기운영을 돕기 위해 나온 캐디,넓게 말하면 캐디를 고용한 골프장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골프장측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으니 정확한 잘잘못을 말하기는 힘들다.

그저 나로서는 그분께 안부전화를 드리는게 할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전화를 받은 주부는 "제가 샷하는 사람 앞에 서있었던 것이 잘못인 줄은 알아요.

하지만 제가 정말 아픈 것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예요.

눈에 피가 나는 상황에서도 구급차에 혼자 실려가고,또 그 후에도 따뜻한 안부전화 한통 없는 골프장측의 무성의가 서러워요.

다시는 그 골프장에 가지 않을 참이예요.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힘없이 전화를 끊었다.

우리나라 골프장의 서비스는 세계적 수준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유독 골프장내에서 사고가 나면 골프장들은 한발 물러나 뒷짐지고 서있는 듯한 느낌이다.

책임을 물을까봐 미리 멀찌감치 물러나는 것은 아닌지...

손님을 감동시키는 것은 라커룸에 비치된 고급 화장품,세련된 클럽하우스,깍듯한 인사가 전부는 아닐진대 말이다.

< 고영분 방송작가 godoc1003@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