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운영체계(OS)를 좌우하는 두 거물이 동시에 방한한다.

화제의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과 프리소프트웨어파운데이션(FSF) 창시자인 리처드 스톨만 미국 MIT 교수.두 사람은 각각 OS의 라이벌인 "윈도"와 "리눅스"를 대표하는 거물들로 다음달 13일과 14일 각각 김포공항을 통해 서울에 온다.

리처드 스톨만 교수는 빌 게이츠와 달리 한국인에겐 그다지 알려져 있진 않지만 해커나 리눅서(리눅스 이용자)들이 우상처럼 떠받드는 거물."프로그램은 공기와 같아 누구도 독점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OS 독점에 반대하는 "카피레프트(소프트웨어 공용화)운동"을 이끌고 있어 서울에서 그가 게이츠 회장을 만날지 여부도 관심을 끈다.

스톨만 교수의 방한 목적은 정보통신부 주최로 다음달 14~17일중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리는 "글로벌 리눅스 2000"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연세대 등에서 한국 리눅스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리눅스의 소프트웨어 공개 정신을 주제로 강연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인 뒤 19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게이츠 회장은 14일 아시아 경제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미래기업의 방향에 관한 견해를 밝히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이튿날 미국으로 돌아간다.

일정만 보면 그가 서울에서 스톨만 교수를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 "리눅스 바람"이 거세지는 시점에 방한한다는 점에서 이 바람을 잠재우려는 속셈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