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싯가평가제가 시행될 경우 채권시장에서도 신용등급에 따라 채권간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채권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는 대신 일정등급이하의 채권에 대한 매기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 매매수익률을 정확히 반영하는 지표가 없는 현재의 상황이 이같은 현상을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A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채권싯가평가 실시로 앞으로는 투자자들이 환매를 요구할 경우 그때 그때 채권을 매각해 대금을 지불해야 한다"며 "신용등급이 최상위급인 몇몇 채권을 제외하고는 매각시 수익률을 정확히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펀드매니저들의 매입채권 편중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의 경우 수익률 변동이 상대적으로 심해,매각시 수익률이 설정일 이후 기준가격에 반영했던 수익률에 못미칠 경우 투자자를 설득할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싯가평가가 적용되는 펀드의 경우 채권수익률은 증권업협회가 공시하는 수익률에 의존하고 있으며 회사채 수익률은 A+등급의 채권이 기준이다.

이 등급이하의 채권은 ''싯가평가 기준수익률''이라는 자료를 통해 별도로 투신.증권사에 제공될 뿐 공식적인 자료는 없는 상황이다.

B투신사의 채권매니저는 또 "기초자산인 채권의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펀드 기준가격을 산출하는 것은 무리"라며 "채권싯가제가 실시되면 당분간 삼성전자와 같은 최우량 회사채와 국공채 등 몇가지 채권에 대한 수요만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