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T-커머스(Commerce)" 시대가 열렸다.

텔레비전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 정보 검색은 물론 상품 구입도 가능한 인터넷TV 서비스가 6월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방송사에서 일방적으로 내보내는 프로그램을 받아보기만 하던 기존의 "저능형 TV" 시대가 마감되는 것이다.

이에따라 PC를 이용한 "e커머스"와 이동전화등 무선단말기를 활용한 "m커머스"에 이어 TV를 매개체로 한 "t커머스"가 새로운 유망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t커머스의 매력은 PC나 이동전화를 뛰어넘는다.

일반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바로 인터넷환경으로 넘어가 프로그램과 관련된 내용의 서비스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가령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TV프로그램 "허준"을 시청하다 한의학과 관련된 의문사항이 생기면 인터넷에 들어가 바로 해결할 수 있다.

이런 편리성 때문에 t커머스의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게 IT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같은 인터넷TV 서비스는 TV와 인터넷을 연결시켜 주는 셋톱박스의 등장으로 가능해졌다.

기존 텔레비전에 셋톱박스를 연결하면 전화선이나 초고속통신망을 통해 TV 화면으로 인터넷을 띄워준다.

현재 국내에서 인터넷TV 서비스를 추진중인 업체는 10여개에 달하고있다.

인터넷 사용자가 1천4백여만명에 이르고 다양한 콘텐츠업체들이 무더기로 생겨나면서 사업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최근 사이버 아파트의 잇단 등장으로 가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인터넷TV네트웍스 클릭TV 한국웹TV 홈TV인터넷 티컴넷 등이 그 대표주자들이다.

셋톱박스 개발과 서비스를 동시에 추진중인 이들은 이달중 검증과정을 마친 셋톱박스를 일제히 내놓고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 1호업체인 인터넷TV네트웍스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과 공동으로 개발중인 셋톱박스와 셋톱박스가 처음부터 내장된 웹TV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TV전용 콘텐츠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클릭TV는 채널개념을 도입했다.

뉴스정보 쇼핑 교육등 주제별로 콘텐츠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이들에게 1천개의 채널을 나눠줄 방침이다.

TV리모컨을 이용해 번호를 누르면 인터넷 사이트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한국웹TV는 사이버 아파트 공략에 주안점을 두고 아파트전용 프로그램을 따로 개발했다.

홈TV인터넷은 TV프로그램 관련 정보를 바로 인터넷에서 검색할수 있는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티컴넷은 리모컨뿐만 아니라 무선키보드를 이용해 모든 PC관련 작업을 할 수 있으며 넷TV코리아는 "즐겨찾기"를 등록하는 방식으로 인터넷환경으로 전환된다.

이밖에 한별텔레콤 고려정보통신 휴멕스등 벤처기업은 물론이고 삼성 LG 코오롱 등 대기업들도 시장 진출을 타진중이다.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웹TV의 폭발력은 엄청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백20%(가구당 1.2대)에 달하고 있는 국내 TV보급률에다 PC에 무의식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는 중장년층의 가세가 폭발력의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기존 PC의 30% 가격이면 셋톱박스를 구입할수 있다.

이에따라 주부 등 여성층과 40~50대 컴맹세대들의 "탈(脫) 넷 (net) 맹"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인터넷TV 업체들도 이들 인터넷 소외계층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인터넷TV 활성화를 위해 풀어야할 문제점도 없지는 않다.

전용 콘텐츠의 부족 현상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금까지는 PC나 이동전화 사용자인 젊은층의 위한 콘텐츠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웹TV 콘텐츠는 주 고객층인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해야 한다.

PC보다 싸긴하지만 50만원대에 달하는 셋톱박스의 가격도 대중화를 위한 선결 과제다.

그러나 이같은 걸림돌은 머지않아 대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웹TV 업체들이 이미 적합한 인터넷 업체를 발굴, 콘텐츠를 TV전용으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으며 셋톱박스 가격도 초고속망 사업자 등과의 공동마케팅을 통해 20만~30만원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50만대의 셋톱박스가 보급되는데 이어 내년에는 1백만대, 2002년에는 2백만대 이상이 깔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