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예방경영"시대다.

미리 준비하고 사전에 대처해야 한다.

고객만족도 주먹구구식으로는 안된다.

어줍잖게 무늬만 만족시키면 곧 외면당한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스피드 경제 시대.

무엇(What)을 해야 할지 망설일 시기는 지났다.

이제는 어떻게(How) 할 것인지에 핵심역량을 집중할 때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번주에 나온 경영서적 두권이 대답한다.

먼저 "실패한 선배"들로부터 배우라고.

실패만한 스승이 또 있을까.

이 책들은 기업의 흥망과 고객만족경영의 허실을 여러가지 사례로 분석한 뒤 성공경영의 이정표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정헌석 성신여대 교수의 "기업은 왜 망하는가" (정헌석 저,명경사,1만2천원)부터 펼쳐보자.

바둑의 복기(復碁)처럼 경영에서도 실패사례를 연구하는 것은 중요하다.

자충수와 패착이 무엇인지,내부의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예방경영"으로 기업의 붕괴를 막고 체질을 튼튼하게 만들자고 강조한다.

사상의학에 따른 기업 분류법이 눈길을 끈다.

재무상태가 튼튼하고 성장성이 높은 기업은 "청룡형",재무상태는 좋으나 성장성이 낮으면 "거북이형",자금사정이 좋지 않고 성장 가능성만 있다면 "호랑이형",이도 저도 아니면 멸종동물인 "공룡형"이다.

청룡형에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거북이형에는 태광산업 신도리코 유한양행,호랑이형에는 삼성자동차,공룡형에는 국제그룹 대우그룹이 꼽혔다.

인위적인 분류법이지만 대부분의 기업체질을 진단하면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기업이 망하는 이유는?

경영실패가 가장 큰 요인이다.

저자는 경영에 실패하는 유형을 네가지로 나눈다.

독선적인 오너의 "목공소식 경영"과 자수성가한 기업인의 "구두쇠 경영",자기능력만 믿는 "카리스마 경영",재벌2세의 "무능 경영"이 그것이다.

동명목재와 한진,강원산업,대우,삼익악기 등의 실패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기업의 부실화 과정을 눈여겨 보라고 말한다.

첫번째 패착은 바로 경영 비효율이다.

전략적 계획을 세우지 못하거나 실행에 오류를 범하고 환경변화에도 잘 적응하지 못한다.

두번째는 매출부진이다.

과당경쟁이나 가동률 저하가 겹친다.

세번째는 수익성이 떨어진다.

손실이 생기고 자본잠식이 드러난다.

네번째는 자본부족.

부채의존이 심화되고 금융비용이 늘어난다.

다섯번째로 자금조달에 한계가 오면 자산매각에 쫓기고 사채를 마구 끌어다 쓴다.

이쯤 되면 결과는 뻔하다.

삼미그룹과 리버사이드호텔의 경우처럼 기업이 무너지는 과정은 대체로 이같은 수순을 밟는다.

그러나 실패를 거울삼아 더 좋은 기업으로 재기한 기업들도 많다.

저자는 두인전자 한국전기초자 등 벼랑끝에서 다시 일어선 회사와 과감하게 구조조정에 나서 체질을 개선한 두산 한화 효성 쌍용 금호그룹 등을 예로 들며 "상황이 어려울수록 변신할 여지는 많고 위기에서 기회를 발견하기도 쉽다"고 뼈있는 훈수를 던진다.

"고객만족 경영 왜 실패할까" (조광행 저,들녘미디어,1만1천원)는 그동안의 고객만족 경영이 왜 실패했는지를 살펴보고 진정한 고객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펼쳐야 하는가를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성심외국어대 교수이자 맥그로우컨설팅 고객만족경영연구소장.

말하자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저자다.

그는 1~2부에서 실패 원인을 진단한 뒤 이를 바탕으로 고객만족경영의 6대 원칙을 내놓는다.

우선 종업원부터 만족시켜야 한다.

최고경영자가 솔선수범해야 한다.

불공평하고 부족한 보상은 안하는 것만 못하다.

잘못된 평가측정도 화를 부른다.

교육.훈련을 체계적으로 시켜야 한다.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

사실 이 원칙 속에 노하우가 다 들어 있다.

저자가 일러주는 단계별 실천전략도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최고경영자가 고객만족경영을 주도하라 <>전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라 <>비전.사명.가치.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하라 <>고객과 종업원의 만족수준을 세밀하게 파악하라 <>성공가능성이 높은 팀 프로젝트를 선정하라 <>지속적으로 개선을 추구하라.

하지만 늘 실행에 옮기는 게 문제다.

저자는 이를 예견한듯 문제해결 도구와 기법을 부록에 묶어놨다.

40페이지 분량에 담긴 "체크 시트""파레토 도표""원인결과 도표"등을 활용해서 그대로 따라 하면 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