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열린 잠실 실내체육관은 오후 3시께 이회창 후보가 1차 투표에서 여유있게 과반수를 넘겨 당선이 확정되자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총재 당선자 선포와 동시에 자리를 메우고 있던 7천6백여명의 대의원들이 일제히 기립,"이회창"을 연호했고 손학규 강삼재 김덕룡 후보도 이 후보에게 악수를 건내며 경선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총재 경선 후보들은 11시께 연설 순위를 추첨해 이회창 김덕룡 손학규 강삼재 후보 순으로 20분씩 정견을 발표했다.

이회창 후보는 당의 단합과 발전,향후 대권창출,강력한 리더십 등에 초점을 맞춘 반면 나머지 3명의 후보들은 당의 비민주성,정체성.리더십부재 등 이회창 총재 체제의 비판에 화력을 집중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 정권의 갖은 탄압과 술책에도 흔들림없이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대세론"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는 "특정인이 대의원의 70~80%를 독점한다면 민주적인 당이라 할 수 없다"면서 "이회창 대세론"을 비판했고,손 후보도 "특정인의 대세론과 대안 부재론이 안고 있는 위험성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이 후보에 직격탄을 날렸다.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강삼재 후보도 "언제부턴가 우리당이 3김정치보다 더한 1인 지배체제로 변하고 말았느냐"면서 "정권을 획득해야 할 수권정당이 단지 한 사람에게 당의 운명을 내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근 여야 대립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당 서영훈 대표가 화환을 보내 축하했고 민주당 김옥두 사무총장과 자민련 오장섭 원내총무가 축하사절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사회자인 박원홍 의원은 자민련을 교섭단체로 인정하지 않는듯 오 총무에 대해 "총무" 대신 "의원"이라는 호칭을 사용,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나라당은 오전 10시부터 전당대회 현장을 당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생중계하는 등 처음으로 실시되는 총재와 부총재 경선 홍보에도 만전을 기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