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전당대회를 통해 재선출됨에 따라 한나라당을 자신의 친정체제로 구축할뿐 아니라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굳히게 됐다.

이에따라 이 총재는 국회 원구성협상 등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하며 정국주도권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지난 "2.18 공천"에 이어 한나라당을 이 총재의 친정체제로 구축하는 완결판이라 할만하다.

낙천을 통해 김윤환 이기택 민국당 최고위원등 잠재적 위협이 되던 비주류 중진들을 당에서 몰아낸데다 남아있는 비주류 중진인 김덕룡 강삼재 의원등을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총재에 재선출 됐기 때문이다.

대선이 있게될 오는 2002년까지 총재직을 맡게돼 차기 대권주자로서 "대세론"도 더욱 부각시킬 수 있게 됐다.

이 총재는 원내총무 경선에 측근인 정창화 정책위의장을 "이심"을 실어 출마토록 한데다 사무총장에는 고교.대학 후배인 김기배 유흥수 의원중에 임명,주요 당직을 측근들 위주로 재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위의장에는 비주류를 임명,당의 화합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측근은 "이 총재가 당 쇄신과 정국주도에 적극 나서 2002년까지 당을 수권정당으로 끌고가게 될 것"이라 말했다.

이 총재 친정체제 구축이후 한나라당은 전당대회 준비로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대여공세를 강도높게 전개,정국 주도권 탈환에 나설 전망이다.

민주당과 자민련간의 공조복원 등 여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에 따른 "한나라당 포위작전"에서 벗어나 현재의 "여소야대"구도를 대선까지 끌고가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이한동 총리서리에 대한 강도높은 인사청문회를 관철시키고 원구성협상에서 자민련을 배제하는등 공세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그러나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이 총재와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감안할 때 대여공세 일변도보다는 적절한 완급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장 내달 12일 열릴 남북정상회담에 초당적으로 협조키로 한만큼 사안별로 여야대화국면을 조성하리라는 분석이다.

총재 경선에서 나타난 불공정 경선 논란도 이 총재의 앞길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삼재 김덕룡 손학규 후보등은 경선결과에 승복하고 정권창출에 협조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과열경선의 후유증을 조기에 수습하는 과제가 수월치만은 않은 것으로 분석된 때문이다.

이 총재와 대립축을 구축해온 박근혜 강재섭 의원등이 선출직 부총재에 나서 끊임없이 이 총재에 도전할 가능성도 높다.

이 총재로선 이제부터 공천파동이후 빚어진 지도력.포용력 논란을 극복하고 정치 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줘야할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된 셈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