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직원들은 현대 창업자인 정주영 명예회장을 비롯한 오너경영진이 물러난다는 소식을 접하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앞으로 전개될 기업지배구조와 관리스타일의 일대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현대 계열사 직원들은 발표를 듣고 삼삼오오 모여 앞날을 점치느라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현대맨들은 외부에 "전근대적인 경영"으로 비쳐온 현대의 기업문화가 이번 발표로 크게 바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조직과 인사관리 등에서 정실경영과 권위주의적인 요소가 사라지는 대신 전문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일대 혁신이 펼치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 직원들은 오너경영진의 퇴진으로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들의 금융경색이 풀어지길 기대한다"는 반응을 한결같이 나타냈다.

일부 현대 직원들은 "현대쇼크이후 불안했던 증시가 안정되는 등 금융시장이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데도 오너경영진이 갑자기 퇴진하는건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현대 한 임원은 "선진화된 기업지배구조로 가는 걸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화교 및 유럽기업과 비슷하게 오너경영의 장점을 보유한 한국의 기업을 무조건 미국식 지배구조로 바꾸는건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