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내내 고운 자태를 뽐내온 난꽃들이 마지막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는 요즘은 한여름 성장을 기다리고 있는 난에게는 최대의 고비가 되는 계절이다.

꽃이 보일 때는 물주기며 햇빛 쪼이기에 정성을 기울이지만 꽃이 진 이후에는 천덕꾸러기 마냥 구석에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계절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봄철과 똑같이 물을 주고 햇빛을 보게 하는 부주의를 범하기도 한다.

기르기 까다로운 식물이라는 생각에 아예 처음부터 난 키우기를 포기하는 이들도 있다.

난 전문연구소인 한국조직배양연구소의 류인서 회장은 "난은 원래 자연에서 자란 것이기 때문에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긴 하지만 계절에 따라 몇가지만 주의하면 난 관리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며 "난도 사람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전했다.

사람 몸에서 느껴지는 변화만큼 난 가꾸는 환경도 바꿔주면 된다는 말이다.

류 회장은 난관리시 주의할 점으로 온도와 일조량 통풍 습도 물주기 비료주기 화분갈이 병해충 방제 등을 꼽았다.

기온 일교차가 적어진 5월부터는 실외에 내놔도 큰 무리가 없고 6월부터 8월까지는 통풍에 유의하고 발을 치는 등 시원한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특히 장마철에는 오전 8시까지 햇빛을 쬐여주되 너무 과하면 잎이 타고 누렇게 변색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살랑살랑 움직일 정도의 적당한 바람도 필요하다.

통풍이 잘 안되거나 습기가 많은 장마철에는 일정시간 선풍기를 눕혀서 틀어놓고 집안 공기를 환기시켜준다.

난이 가장 좋아하는 습도는 70~80% 정도.습도가 높으면 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난애호가들 사이에 "물주기 3년"이라는 말이 있듯이 난관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물주기다.

기온이 10~15도인 봄 가을에는 4~5일에 한번,요즘처럼 15~20도 기온일 때는 2일 또는 3일에 한번,20도를 훨씬 웃돌 때는 하루에 한번씩 꼭 준다.

물론 비가 온 날은 쉬어간다.

유 회장은 "흔히 한번 줄때 흠뻑 먹인다는 생각에 화분을 뿌리째 담그는 사람들이 많지만 여러개의 화분을 키울 경우 이 방법으로 물을 주면 병충해에 걸리기 쉽다"고 조언했다.

꼭 담글 필요는 없으며 단지 난 뿌리가 옆으로 퍼져 있으므로 화분 가운데보다는 주변을 둘러가며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적당한 비료없이 아름답고 탐스런 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봄에서 가을까지 식물의 성장기에 주도록 한다.

물과 비료를 1천배 정도로 희석해 시비하며 뿌리를 보호하기 위해 낙엽이나 짚단을 태운 잿물을 만들어 월 1회 정도 주면 좋다.

매번 물줄 때마다 비료를 3천배 희석해 줘도 괜찮다.

난에 시비하는 비료는 하이포넥스 유박 유비 나이크로자임 등이 있고 난화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난 분갈이는 뿌리가 완전히 정착한 2~3년에 한번씩 실시하는 것이 좋으며 봄에 분갈이를 못했다면 성장이 멈춘 11월 중하순이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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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직배양연구소는 4천여종의 세계 각종 난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장과 어린 묘 상태의 난이 대량생산 재배되는 2천여평의 유리온실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키운 난은 시중보다 30% 정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매달 첫번째 토요일에는 난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난재배 무료 강좌를 열기도 한다.

(0345)498-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