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으로 도산하는 닷컴업체가 늘어나면서 미국의 건물 임대주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최근 증시침체로 "건물에서 나가겠다"는 벤처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

특히 첨단기술관련 업체가 몰려있는 실리콘밸리(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앨리(뉴욕) 건물주들은 갑작스런 계약취소로 손해보는 일을 막기위해 2년치 임대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증금으로 요구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이 지역은 그동안 인터넷붐의 "떡고물"을 톡톡히 챙겨왔다.

샌프란시스코는 1만평 이상 사무실중 60%를 첨단기술관련 업체에 임대해 줬다.

이곳 노른자위 땅에 들어가려면 여전히 최소 1평방피트당 80달러(평당 3천2백만원)는 줘야한다.

그러나 중견 부동산업체인 쿠쉬맨&웨이크필드의 샌프란시스코 지역 책임자는 "황금기가 끝나간다"고 말한다.

여전히 수요가 공급보다 많지만 임대희망자 수는 나스닥주가 폭락 이전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계약이 막판에 무산되는 사례도 늘었다.

쿠쉬맨과 뉴욕소재 실버스타인 부동산은 지난 한주동안 각각 2건의 계약취소를 겪었다.

상대는 모두 닷컴업체로 자금이 달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손해를 막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건물주들은 현재 보증금으로 평균 1년치 임대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하고있다.

평균 보증금이 3~6개월치인 것에 비하면 두배이상 많은 액수다.

보증금이나 임대료 대신 닷컴기업의 주식을 받는 사례도 최근 주가폭락후 거의 사라졌다.

거래가 막판에 깨지는 것을 막기위해 거래 진행중 계약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늘고있다.

실버스타인 부동산은 맨하탄지역 사무실을 닷컴기업에 임대해줄때 평당 40만원정도의 계약금을 요구한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